앵커: 1983년에 출범한 미국의 비정부단체 NED, 즉 민주주의진흥재단(National Endowment for Democracy)은 북한을 비롯해 전 세계 민주주의 증진을 위해 100여개 해외 비정부단체들에 보조금(grant)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취임 1년을 맞은 데이몬 윌슨(Damon Wilson) NED 회장을 이상민 기자가 15일 직접 만나봤습니다.
기자) 민주주의 진흥재단(NED) 회장으로 취임한지 1년 여가 지났습니다. 그동안 북한 인권 증진과 관련해 어떤 활동을 했습니까?
윌슨 회장) 북한의 인권과 민주주의 증진, 북한 주민들의 존엄성 보장이 최우선 순위입니다. 그래서 북한 주민들의 인권과 민주주의 운동에 대한 후원을 지속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얼마 전 한국을 방문한 것도 그 일환입니다. 저는 한국에 있는 탈북민들과 탈북민 단체, 북한에 정보를 유입시키고 있는 단체 관계자 등을 만났습니다. 그들의 활동을 이해하고 어떻게 더 잘 후원할 수 있는 지 알 수 있었습니다. 한국 윤석열 정부는 역내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민주주의 증진에서 강력한 역할을 하길 원하고 있습니다. 저는 한국의 북한인권재단이 설립되길 바랍니다. 또 민주주의 지도자들과 활동가들의 광범위한 연합체인 '서니랜드 구상(Sunnylands Initiative)을 통해 인도태평양 지역 내 인권단체들, 대학들, 활동가들이 북한 인권문제를 같이 고민하고 협력하는 것을 돕고 있습니다.
기자) 최근 한국 방문에서 탈북민들과 북한인권단체 관계자들을 만났다고 하셨는데 어떠셨습니까?
윌슨 회장) 수십년 간 북한인권운동을 해온 사람들을 만나는 정말 좋은 기회였습니다. 가장 고무적이었던 것은 다음세대 지도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는 겁니다. 여러 북한인권단체 관계자들을 만났는데 30세 이하의 젊은 사람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북한에서 만행과 어려움을 뚫고 탈북한 이 다음세대 지도자들이 단체들을 이끌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들 중 일부는 미국에 와서 조지워싱턴대, 컬럼비아대 등에서 공부한 후 한국으로 돌아와 단체들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통일 한국의 지도자가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김정은 북한 총비서는 이렇게 잠재력이 풍부한 인재들을 계속 가둬두고 있었던 것입니다.
기자) 재단은 지금 어떤 북한인권단체들을 후원하고 있습니까?
윌슨 회장) 어떤 단체를 후원할 것인가를 정할 때 중요한 것은 사업보다 사람입니다. 북한 인권과 민주주의 증진이라는 명분에 대한 헌신이 순수한 지, 진짜인지를 보는 겁니다.
우리는 정말 변화를 일으킬 사람들을(real change agents) 후원합니다. 3가지 분야가 있습니다. 먼저, 책임을 묻기 위한 문서화 활동(advocacy documentation and accountability)입니다. 많은 단체들이 북한의 만행을 문서화해서 웹사이트에 올려 유엔에 제출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북한의 만행과 정치범 수용소, 인권침해를 보여주는 구체적인 문서들을 갖고 있습니다. 이를 국제기구 등에 제출해 북한 정권에 그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겁니다. 두번째는 탈북민 단체들입니다. 차세대 탈북민들을 대상으로 활동하는 단체들이 많습니다. 저희는 이 차세대들이 탈북민 사회의 지도자로 서도록 도우려고 합니다. 이들이 향후 북한과 통일 한국의 미래 지도자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국도 이런 차세대 탈북민들이 떠오르는 것을 인식하고 이들에 대한 투자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셋째는 북한에 외부정보를 유입하는 활동입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를 통해 북한 주민들이 자각하게 되고 스스로 결정하는 비판적 사고능력을 갖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자) 북한에 대한 외부정보 유입 관련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윌슨 회장) 북한 정권은 억압적이고 북한 주민들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에 외부정보를 유입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창의적인 방법들이 사용되어왔습니다. 단파 및 중파 라디오 방송, 북중 국경 지역에서 이동식저장장치(Thumb drive) 전달 등이 있습니다. 이번 방한 중 한 통계를 봤는데 많은 탈북민들이 특히, 라디오를 통해 외부세계 정보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창의적인 한국 내 탈북민들과 한국인들이 더 효과적인 외부정보 유입 방법을 찾아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방한 중 한국의 통일부 장관, 북한인권국제협력 대사 등을 만났는데 어떠셨는지요? 미 정부는 아직 북한인권특사를 임명하지 않고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윌슨 회장) 이분들을 만나면서 느낀 것은 북한에 있는 형제자매들의 인권문제 개선에 대한 확신과 헌신이 분명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추진하겠다는 힘과 의지도 컸습니다. 이 모습에 크게 고무됐습니다. 반면 미국에서는 아직 북한인권특사가 임명되지 않고 있어 실망이 큽니다. 미국이 북한인권특사를 임명하는 것은 상징적, 정치적, 그리고 실제 활동하는 측면(operationally)으로도 매우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북한인권특사는 북한인권문제가 북한 의제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계속 부각시킬 수 있습니다. 조속히 미국의 북한인권특사가 임명되길 바랍니다.
기자) 지금까지 미국 민주주의진흥재단(NED) 데이몬 윌슨 회장으로부터 북한 인권 및 민주주의 증진 활동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상민입니다.
기자 이상민,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