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지원단체들 "코로나 여파로 최악의 구출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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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2분기 동안 한국에 입국한 탈북민이 모두 2명으로 역대 최소를 기록한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해 사실상 탈북자 구출이 어렵다고 탈북자 지원단체들이 밝혔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북한과 중국,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국경 폐쇄와 내부 통제 강화로 탈북민들이 거의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영국에 본부를 둔 탈북자단체인 '국제탈북민연대'의 김주일 사무총장은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코로나19에 따른 전세계 여행제한조치 때문에 북한에서 중국으로 넘어온 탈북민들은 한국 등 다른 나라로 갈 수도, 다시 북한으로 돌아갈 수도 없는 안타까운 처지에 놓였다고 말했습니다.

김주일 사무총장: 북한을 이미 탈출해서 러시아나 중국에 있는 탈북민들은 북송 위기 때문에 빨리 벗어나고 싶어하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우왕좌왕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 사무총장은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때문에 중국 등 현지 브로커, 즉 중개인들도 현재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북한 주민의 탈북을 도와주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김 사무총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탈북자가 영국에 새로 정착한 사례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개인정보보호를 이유로 익명을 요구한 한국의 한 기독교 탈북선교단체장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중국을 탈출해 동남아를 경유하는 일반적인 탈북 경로는 사실상 끊긴 지 오래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 정부에서 탈북을 돕는 기독교 선교사들을 거의 모두 추방했을 뿐만 아니라, 중국의 코로나19 여행 제한조치로 한국이나 미국 관계자들이 중국을 방문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한국의 탈북민지원단체 '세계탈북여성지원연합회'의 김희연 회장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코로나19라는 상황도 문제이지만, 지난 2019년 11월 월남한 북한 어민 2명이 북한으로 강제송환 된 후 북한 주민들이 한국으로 탈북하기를 두려워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미국의 대북 인권단체 링크(LiNK)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국경이 봉쇄되고 자유로운 이동이 제한되면서, 북한에서 중국으로 넘어온 탈북자가 있는지 제대로 파악하기도 힘들어졌습니다.

또 코로나19 등의 문제로 탈북자 구출에 필요한 비용 역시 크게 증가했습니다.

특히 현재 탈북자들은 중국에서 국경을 넘어 동남아시아로 이동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며, 동남아시아 내에서도 국가 간 이동이 어려워졌습니다.

실제 2020년 1년 동안 링크가 구출한 탈북자는 총 15명에 불과했습니다. 링크가 2019년에는 200명 이상, 그 전년도인 2018년에는 300명 이상의 탈북자를 구출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감소한 수치입니다.

한편, 한국 통일부는 16일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올해 2분기에 한국에 들어 온 탈북민이 남성 1명, 여성 1명 등 단 2명이라고 밝혔습니다. 분기별 탈북민 규모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최소 인원입니다.

기사 작성 자유아시아방송 이경하 기자,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