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지방선거 낙선 탈북자들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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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두 탈북자 후보의 영국 지방선거 구의원 도전기는 비록 낙선으로 끝났지만, 두 사람 모두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지난 6일 영국에서 실시된 지방선거.

두 명의 탈북자가 다른 영국 후보들과 당당히 어깨를 맞대고 선거를 치렀습니다.

두 탈북자 출신 후보 모두 낙선했지만 또다른 도전의 출발점에 섰다고 말합니다.

영국 맨체스터의 베리노스 앤 무어사이드(Bury North & Moorside) 선거구에 보수당 후보로 출마했던 박지현 씨는 7명의 후보 가운데 세번째로 많은 표를 얻었습니다.

박 씨는 1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비록 이기지는 못했지만 인생에서 소중한 경험을 한 멋진 순간들이었다"며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 영국에서 살고 있음에 감사드리고 정치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박지현: 사실 제가 나선 지역이 15년간 노동당 지역이어서 보수당도 포기한 지역이었어요. 그런데 이 지역에서 보수당에 이때까지 나왔던 기록을 (제가 이번에) 모두 깼어요. 그렇게 984란 표를 얻었을 때 사실 너무 뿌듯헀어요. 그 이유가 선거라는 것이 유권자들한테서 한마디로 믿음을 받아야 하는 거잖아요. 유권자들이 믿고 저희한테 표를 주는 건데, 저처럼 여기서 태어난 사람도 아니고 난민으로 와서 영어도 제대로 못하는데 많은 국민들이 믿고 저에게 투표해주셔서 너무 감사했고요. 진짜 그 감사함, 선거를 통해서 우리가 민주주의를 많이 보잖아요. 근데 그 기쁨을 누렸다는 그 자체가 정말 뿌듯하고 행복했습니다.

맨체스터의 테임사이드 앤 덴턴사우스(Tameside & Denton South) 선거구에 출마했던 티모시 조 씨도 4명의 후보자 가운데 두번째로 많은 표를 얻으면서 아쉽게 낙선했습니다.

하지만, 조 씨는 11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선거를 통해 진정한 자유민주주의가 무엇인지, 그리고 북한의 선거가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를 알 수 있었다"며 "그동안 응원해 준 동포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습니다.

티모시 조: 영국에서 그동안 공부하고 살아 오면서 또 여러가지 민주주의 활동을 통해서 많이 감사함을 느꼈는데, 특히 민주주의 선거를 통해서 느꼈어요. 그런 부분에서 상당히 많이 배울 수 있었고요. 그리고 이게 진짜 민주주의 선거구나. 선택이죠 선택. 북한은 그동안 70여년 독재시기 동안 투표로 선거할 수 있는 대상이 한 사람이었고, (김씨)한 가족이었잖아요. 그 사람들에게 투표를 안 하면 그 자체로 감옥에 가게 되고. 여기(영국은) 투표율은 많이 낮습니다. 하지만 지역을 위해 헌신할 사람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지현 씨와 티모시 조씨는 앞으로 있을 선거 등 영국에서의 정치활동을 계속해 나가겠다며 한국은 물론 외국에 나가 있는 탈북자와 동포들의 끊임없는 응원을 당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