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내 탈북민 질병부담 감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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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 내 탈북민들의 질병으로 인한 삶의 부담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한국의 대한의학회지(JKMS;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게재된 '한국 내 탈북민의 질병부담 추세' 보고서.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과의 윤석준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2010년부터 2016년까지 한국 내 탈북민의 질병부담, 즉 실제 건강수준과 이상적 건강수준 간 격차가 꾸준히 감소해 2017년부터는 일정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는 한국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등록된 한국 내 탈북민 2만2천753명의 의료보험 청구 자료를 바탕으로 2010년부터 2018년까지의 장애보정생존년수(DALY; disability-adjusted life year)를 측정한 결과입니다.

장애보정생존년수란 특정 인구집단의 질병부담을 측정하는 지표 중 하나로서 조기사망으로 인해 손실된 수명 년수와 장애로 인해 상실된 건강 년수의 합으로 구성됩니다. 수치가 높을 수록 질병부담이 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한국 내 탈북민의 10만명당 장애보정생존년수는 4만1천446 인년으로 2010년 대비 약 25% 줄어들었습니다.

다만 이는 앞서 윤석준 교수팀이 별도의 연구에서 측정한 2018년 한국 국민의 장애보정생존년수에 비하면 현저히 높은 수준입니다.

윤석준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지난 1월 '한국인의 질병부담 및 건강수명' 심포지엄): 2018년 한국 장애보정생존년수는 10만명당 2만6천171 인년이었으며 남성 2만6천298 인년, 여성 2만6천43 인년이었습니다.

2018년 질병의 종류별 한국 내 탈북민의 질병부담은 2010년과 비교했을 때 허리 통증, 위염과 십이지장염, 위궤양, 신장질환, 간경변 순으로 감소했습니다.

반면 우울증, 알츠하이머병 또는 다른 치매 질환, 양극성 정동장애, 자해, 폐암 순으로는 질병부담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2018년에는 한국 내 탈북민 10만명당 우울증으로 인한 질병부담이 전체의 약 9%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간경변, 허리통증, 골관절염, 당뇨병 등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연구진은 한국 내 탈북민의 질병부담이 전반적으로 줄어들었지만 증가하고 있는 일부 질환에 대해서는 알맞은 정책을 적시에 수립해 대응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 수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총 3만 3700여 명입니다.

기자 이정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