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학교수들, 내달 탈북자 ‘스토리텔링’ 행사 개최

7월 한국에서 '멀티모덜 스토리텔링 워크샵'을 진행하는 조민경(왼쪽) 교수와 차지혜 교수.
7월 한국에서 '멀티모덜 스토리텔링 워크샵'을 진행하는 조민경(왼쪽) 교수와 차지혜 교수. (/RFA Photo-정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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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모든 사람은 저마다 독특한 자신만의 삶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또 그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귀기울이는 청중들이 우리 주변에는 늘 있기 마련인데요. 탈북자들이 자아를 찾고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돕고, 그들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창을 열어주려는 재미 한인 대학교수들이 있어 눈길을 끕니다. 뉴욕에서 정보라 기자가 전합니다.

교육과 인권이라는 공통 관심사를 갖고 미국의 대학 강단에서 활약하는 두 명의 한인 여성이 오는 7월 한국에서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멀티모덜 스토리텔링 워크샵’을 개최합니다.

‘멀티모덜 스토리텔링 워크샵’이란 말이나 글, 춤, 그림, 음악 등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하는 법을 가르쳐주는 세미나로,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행사는 뉴욕 브롱스커뮤니티칼리지에서 영어학과 교육학을 가르치는 조민경(38) 교수와 국제교육과 난민 관련 전문가로 올 8월부터 미 워싱턴DC 조지워싱턴대학에서 강의할 차지혜(35) 교수가 직접 기획하고 진행에 나섭니다.

두 사람은 2018년 뉴욕 컬럼비아대학원에서 교육학을 전공하던 시절 미국의 북한인권단체 링크(LiNK)의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한 한국의 탈북 대학생들을 만나 지원한 경험을 계기로 앞으로 더 많은 탈북자들을 도울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에 뜻을 모았습니다.

차지혜 교수는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영어를 잘 하고 싶어하는 탈북자들이 한국에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처음에는 영어 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하려 했지만, 더 많은 탈북자들과 교제하면서 이들이 자기 정체성을 정립하는 것을 먼저 도와야겠다고 생각하고 이번 스토리텔링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말했습니다.

차지혜 교수 :우리가 대부분 난민 또 탈북민이라고 생각하면, 미디어를 통해서 특정 부분만 접하기 때문에 굉장한 선입견을 가지고 보고 또 학문적 연구를 많이 찾아봐도 voiceless, 목소리가 없다, 안됐다 이러한 시각들만 가지고 있습니다. 저희 프로그램은 탈북민들이 그 틀에 갇히지 않고 더 나아가서 자신의 목소리, 정체성, 이야기들을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찾아가는 그러한 프로그램입니다.

이 워크샵의 특징은 ‘멀티모덜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것입니다. 스토리텔링은 최근 미국의 교육학계에서 한창 주목받고 있는 프로그램으로, 자신의 평범한 일상을 있는 그대로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화법이라고 조민경 교수는 설명합니다.

또 조 교수는 기존의 스토리텔링 방법에 다양한 모형이라는 뜻의 멀티모덜 방식을 적용해서 참가자들이 각자 자신있는 표현 방법 즉, 그림이나 시, 노래, 악기 연주, 댄스, 영상 등을 통해 자기 이야기를 자유롭게 풀어내게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조민경 교수 :스토리텔링은 쉽게 말해 내 이야기를 전달하는 건데요. 보통 스토리텔링이라고 하면 어떠한 성공담이라던가, 큰 위기를 극복한 그런 이야기를 생각하는데, 사실 스토리텔링은 일상을 진솔하게 풀어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래서 저희 워크샵은 이런 일상의 순간들을 어떻게 찾는지, 그리고 그것을 그림이나 음악, 댄스, 시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표현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조민경 교수는 “마치 현미경을 통해 보듯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면서 어떤 상황이나 사건을 다른 기억들과 연결지으면서 결정적으로 내가 어떤 사람이고, 내 경험들이 갖고 있는 의미가 무엇인지 고민해보며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 스토리텔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워크샵에서 참가자들이 발표하는 결과물은 전 세계 청중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한국어나 중국어, 영어 등 그들이 편하게 구사할 수 있는 언어로 추후 인터넷 웹사이트에 게재될 예정입니다. 또 행사는 무료이며 7월 중순 경 서울에서 열립니다. 자세한 정보는 이메일( jihae.j.cha@gmail.com)을 통해 제공됩니다.

기자 정보라,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