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한국 외교부의 이신화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는 탈북여성을 위한 정부, 민간단체, 그리고 국제기구의 유기적이고 지속적인 도움이 절실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사단법인 씽크(THINK)가 25일 서울에서 주최한 ‘탈북여성의 인권증진을 위한 국제협력 방안’ 세미나.
이신화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는 이날 세미나에 보낸 서면축사에서 탈북여성이 북한을 떠나 한국에 정착하기까지 여러 국가와 민간단체, 그리고 국제기구의 유기적이고 지속적인 도움이 절실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여성 대부분이 북한 내에서도 많은 차별을 받고 탈북 이후 제3국에서도 심각한 인권침해를 당하며 열악하고 위험한 상황에 처해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이신화 대사는 또 이러한 상황은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UN SDGs) 중 다섯 번째 목표인 성평등 달성과 역량 강화 조항에 대한 엄연한 위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로서 탈북여성의 인권문제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갖고 행동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손문경 사단법인 씽크 대표는 이날 세미나에서 지난 8월 6일부터 9월 10일까지 한국에 정착한 탈북여성 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심층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응답자의 대부분인 94%는 북한에서 인권이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했고 90%는 북한에서 여성으로서 부당한 처우를 당한다고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북한에 여성인권에 대한 인식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단순히 서양 문화라고 치부한다’, ‘인권이란 인식이 없고 인권과 관련된 대화는 불평불만으로 치부한다’는 등의 증언이 나왔습니다.
중국 체류 당시 인권침해가 가장 심하다고 생각한 부분과 관련 응답자의 56%는 불법체류자로서의 신분 불안정을, 37%는 인신매매를 꼽았습니다. 매매혼 경험이 있는 응답자의 94%는 이를 자신의 의지로 진행하지 않았다고 답했습니다.
한국에서의 생활과 관련 여성으로서 받는 차별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6%였지만 탈북여성이기에 받는 차별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46%로 조사됐습니다.
손문경 사단법인 씽크 대표 :학교나 직장에서의 차별 경험은 있는 경우가 있지만 임금 차별이라든가 그런 건 없었다고 합니다. 차별의 이유는 탈북민이라는 것 자체로 차별을 많이 받았다고 했습니다.
북한과 한국 생활 간 가장 큰 차이점과 어려움에 대해선 응답자의 36%는 한국에 의지할 가족이 없다는 심리적 고립감, 30%는 자녀양육에 대한 어려움을 꼽았습니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으로 응답자들은 탈북여성에 대한 인식 개선, 탈북여성 상담사 양성 등을 제안했습니다.
손문경 사단법인 씽크 대표 :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은 어떤 것일까라는 질문에는 탈북 여성과 일반 시민과의 만남을 통해 그들의 삶의 경험을 나누게 함으로써 탈북 여성과 북한 정권은 같지 않다는 인식을 알리게 하고 방송 매체에서 탈북 여성의 올바른 이미지를 알려야 한다고 합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9일 서울 양천구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40대 탈북여성의 백골 시신이 발견돼 한국 경찰이 범죄 혐의점과 사망 원인 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7년까지 탈북민 상담사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이 여성은 겨울옷을 입은 채 백골 상태로 발견돼 한국 경찰은 해당 여성이 지난 겨울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국 정부가 탈북민의 정착을 돕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고 어려움에 처한 탈북민에 대해서는 보다 세심한 관심과 지원을 제공해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사례가 다시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현재의 탈북민 위기관리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개선해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기자 이정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