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보위성이 한국내 탈북민들의 사회관계망(소셜미디어) 활동을 감찰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북한당국이 북한에 남은 탈북민 가족을 볼모로 탈북민에게 북한에 반하는 내용의 소셜미디어(페이스북 등) 활동을 자제하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탈북민들이 증언했습니다.
관련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을 탈출하여 현재 서울에서 살고 있는 한 탈북민은 24일 “얼마 전 중국 국제전화를 통해 북한의 가족으로부터 페이스북 활동을 자제하도록 경고를 받았다”면서 “보위성이 북한에 남은 가족의 안전을 위협하며 페이스북에 북한에 반하는 글을 쓰지 말 것을 요구하도록 압박을 가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내 경우 외에도 수 년전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 박모씨도 북한에 있는 부모님께 안부전화를 하다가 이런 황당한 얘기를 전해 듣게 되었다”면서 “부모님 대신 전화를 받은 북한의 전화브로커가 ‘남한에서 네가 행하는 활동을 여기서 손금 보듯이 알고 있으니 자제하라’고 경고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뜬금없이 가족들로부터 ‘거기(남한)서 페북(사회관계망)인지 뭔지하는 활동을 자제하라’는 말을 듣는 순간 할말이 생각나지 않아 ‘내가 활동을 하는 것이 없다’고 대답했다”면서 “그때 전화브로커라는 자가 전화를 바꾸더니 ‘페이스북에서 반공화국 글을 작성해 유포하는 것을 다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앞서 말한 박씨의 경우, 그동안 북한측 국제전화 브로커를 통해 부모님께 안부를 전해 왔다고 한다”면서 “그런데 갑자기 전화브로커로부터 ‘거기서 활동을 자제하라, 페이스북에 반공화국 글을 쓰는 걸 다 알고 있다’는 등 보위원 처럼 협박을 당해 보위부가 개입한 것을 알았고 그 뒤로는 무서워서 전화도 잘 못한다고 하소연 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탈북민의 가족과 불법국제전화를 연결해주고 한국의 가족이 보내는 송금에 대해 수수료 30%를 챙기는 불법전화 브로커들이 대부분 보위부와 결탁되어 있는게 아니냐고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서울에 거주하는 또 다른 탈북민은 “며칠 전 북한의 형제들에게 돈을 송금하기 위해 중국국제전화를 연결했다가 어이없는 말을 들었다”면서 “북한의 전화브로커가 전화를 받더니 다짜고짜 ‘페이스북’ 활동을 하지 말라”고 요구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이 탈북민은 “전화브로커는 국제전화가 연결되자 마자 ‘행동을 자제하라, 우리도 이제 더는 협조할 수 없다’고 말했다”면서 “페이스북에 반공화국 글을 쓰는 것을 다 안다, 남은 가족을 위해서도 자중하는 게 좋다는 협박을 늘여놓았다”고 증언했습니다.
한편 경기도에 거주하고 있는 한 탈북민도 22일 “요즘 내 주변의 탈북민들이 북한 보위부로부터 전화로 협박을 받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면서 “어떻게 북한의 사법당국이 탈북민들의 페이스북 활동 내용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지 놀랐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이 탈북민은 “어느 날 스마트폰으로 중국국가번호의 국제전화가 걸려 와 북한에 있는 가족의 전화로 알고 받았다가 온갖 협박을 받았다”면서 “상대방은 막무가내로 내 본명을 부르며 ‘가족이 어떻게 될지 알고 페이스북을 하라’고 엄포를 놓았다”고 언급했습니다.
이 탈북민은 또 “북한 보위부가 국경인근의 불법국제전화 브로커들을 장악하고 있다는 사실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탈북민들의 사회관계망 활동까지 일일이 감시하는 줄은 몰랐다”면서 “북한에 남은 가족의 안전을 위해서 소셜미디어 활동도 자제해야 하는 것 아닌지 고민이 크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