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억류 김정욱 가족 “남북정상회담서 억류자 문제 다뤄야”

0:00 / 0:00

앵커 :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인은 모두 6명입니다. 이들의 가족들은 억류자들의 생사조차 확인하지 못한 채 심적인 고통을 겪고 있는데요. 이들의 가족들은 남북 정상회담에서 억류자 문제가 다뤄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일부 가족들은 유엔을 통해 이들의 생사확인을 촉구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억류자 김정욱 씨의 친형인 김정삼 씨는 이달 말 제네바에서 열리는 유엔 '강제적·비자발적 실종에 관한 실무그룹' 회의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억류자 김정욱 씨는 지난 2013년 10월 북한 당국에 의해 체포된 뒤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김정욱 선교사의 친형인 김정삼 씨를 전화로 인터뷰했습니다.

목용재 : 안녕하세요.(네 안녕하세요.) 김정욱 선교사가 북한에 억류된 지 벌써 4년 반정도가 지났습니다. 김 선교사 가족들의 걱정이 클 것 같은데요. 요즘 가족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습니까?

김정삼 : 가족들은 여전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남북관계가 좋아지고 있지만 억류자 문제가 어떤 식으로 논의될지 조차도 알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2013년부터 지금까지 동생이 풀려나길 계속 기도하고 있습니다. 주변 분들이 기도에 동참해주시고 있는데요. 매일 일정을 정해놓고 기도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어떤 교회에서는 억류자 석방을 위해 3200여 명이 모여서 기도한다고 들었습니다.

목용재 : 김 선교사한테 아들이 있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지내고 있습니까.

김정삼 : 조카들은 동생이 억류된 상황에서도 국방의 의무를 건강하게 잘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감사한 일입니다. 아버지가 억류된 상황에서 군생활이 힘들 수 있는데 잘 견딘 겁니다. 걱정을 많이했죠. 전역 이후 사회에 진출해서 선교사로 활동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미 한 아이는 신학교를 나와서 단기 선교사로 파견됐고 한 아이는 계속 선교사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목용재 : 김 선교사님의 근황이 궁금한데요. 혹시 들어온 소식은 있습니까?

김정삼 : 저희가 더 궁금합니다. 저희도 동생의 상황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합니다. 남북 정상회담이 27일로 잡혔는데요. 그때 남북의 최고지도자들이 억류자들에 대한 생사확인 등에 대해 관심을 갖고 좋은 방향으로 협의를 진행했으면 좋겠습니다. 동생이 북한에 억류된 이후 동생에 대한 어떠한 소식도 듣지 못했습니다. 북한으로부터든, 한국으로부터든 어디에서도 동생의 소식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상회담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목용재 : 한국 정부가 김 선교사의 석방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아는 바가 있으십니까?

김정삼 : 한국 정부와 지속적으로 소통은 합니다. 가족들이 정부에 신경 좀 써 달라는 말도 전달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통일부 차관도 만났고 국장, 사무관 등 담당자를 만나기도 했습니다. 박근혜 정부 당시에는 남북관계가 워낙 얼어붙어 있었던 상황이라 어려운 부분이 있었던 것 같아요. 당시 (정부가) 유엔을 통해 억류자 문제를 해결하려 했지만 북한이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조만간 정상회담이 열립니다. 남북 문화 교류도 조금씩 이뤄지고 있고요. 이런 부분을 보고 있으면 희망을 품게 됩니다. 전 정부 당시에는 너무 관계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안타까웠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최근에는 남북관계가 조금 풀렸으니 정부에서 힘쓸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목용재 : 정부 당국자가 남북 정상회담에서 억류자 문제를 거론하겠다고 가족들에게 언급한 바는 있나요?

김정삼 : 억류자 문제를 남북 정상회담에서 거론하겠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습니다. 남북 정상회담은 정치적으로 복잡한 부분들이 논의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이런 상황에서 정부에 억류자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강력하게 요구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로서도 나름 밝히지 못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고요. 그렇지만 정부가 억류자 문제에 대해 신경 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남북관계가 열려있는 상황이고 정상회담도 곧 열리니 억류자 문제가 해결 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목용재 : 이달 말 제네바에서 열리는 유엔의 '강제적·비자발적 실종에 관한 실무그룹' 회의에 참석한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경위로 참석하게 된 건가요?

김정삼 : 현재 회의 참석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신경을 써주셔서 제네바에 참석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115차 회의가 곧 열리는데 그곳에서 진술할 것이 있으면 직접 참석해 진술하고 억류 문제와 관련해 제출할 자료가 있으면 제출하라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를 준비하는 과정에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제네바에서의 체류, 교통비 등 비용 문제가 먼저 걱정이 되고요. 통역도 구해야 합니다. 현재는 저를 도와줄 수 있는 현지인을 수소문하고 있습니다.

목용재 : 회의 현장에서 어떤 발언을 할 예정입니까?

김정삼 : 북한에 억류돼 있는 동생의 생사 확인부터 먼저 요구할 겁니다. 그게 최우선입니다. 두번째로는 억류자 석방 문제에 대해 북한이 긍정적인 결정을 내려줬으면 좋겠다고 촉구하고 싶습니다. 북한이 억류자들을 석방하면 그만큼 남북관계도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가족들이 북한에 '왜 안 풀어주나'라고 강력하게 요구하거나 북한에 대해 격한 표현을 쏟아내는 것은 억류자 문제 해결에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동생은 여전히 북한에 억류돼 있기 때문이죠. 현재로서는 동생의 석방을 위해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이 가장 강력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목용재 :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데요. 바라시는 점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김정삼 : 기도하면서 느낀 건 현재 남북관계가 너무 안타깝다는 점입니다. 남쪽에서도 북쪽에서도 에너지 소비가 너무 많습니다. 분단의 상처가 치유되지 않은 분들, 억류자들과 관련한 문제가 하루빨리 해결되면 좋겠습니다. 이를 통해 남북이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관계로 개선되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된다면 동생도 충분히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남북 정상이 머리를 맞대고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목용재 : 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