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독일의 수도 베를린에서 오는 13일 북한 장애인 실태를 조명하는 행사가 개최됩니다. 양희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독일의 민간단체 헤코(HEKO)가 한국의 북한발전연구원(NKDI)과 공동으로 개최하는 이번 행사에서는 북한의 청각 혹은 시각 장애인이 어려움을 극복한 체험 사례가 소개될 전망입니다.
이번 행사에서는 또 북한의 청각·시각 장애인을 위한 독일과 북한 간 협력 상황에 관한 설명도 자세히 다뤄질 예정입니다.
헤코는 앞서 북한 내 정보 유입과 사회 변화에 관한 연구와 독일 내 탈북자들의 실태 등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을 위해 활동해 온 단체입니다.
이와 관련해 독일의 인권단체 ‘사람’의 니콜라이 슈프리켈스 대표는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독일은 북한과의 교류에 나설 때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을 위한 도덕적 책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슈프리켈스 대표 : 북한 당국의 인권의식에 변화를 주고, 주민의 인권 개선에 기여할 수 없는 관여는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2차 대전 당시 인류 역사상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끔찍한 만행을 자행한 독일은 북한 주민의 인권을 위해 투쟁해야 하고, 북한에서 유사한 인권 유린이 발생하는 걸 막아야 할 특별한 의무가 있다는 것입니다.
슈프리켈스 대표는 통일 전 동·서독과 분단 한반도의 상황을 자주 비교하지만, 현재 북한 주민이 겪고 있는 심각한 인권 유린은 과거 동독인들이 당한 인권 침해와 비교할 수 조차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슈프리켈스 대표 : 동독에도 이동의 자유나 언론의 자유 통제 등 수 많은 인권 유린이 있었습니다. 수감시설도 있었지만 북한의 관리소와 같은 대규모 정치범 수용소는 아니었습니다. 북한처럼 식량 부족으로 인한 영양실조 등도 없었습니다.
슈프리켈스 대표는 지난 9월 독일 연방의회 산하 ‘독한의원친선협회’ 소속 일부 의원들과 면담을 갖고, 독일이 북한과 교류나 관여를 할 경우에는 반드시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습니다.
베를린의 재독한인인권옹호협회의 쾨펠 연숙 회장도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베를린 장벽박물관에 이 단체가 마련해 둔 북한인권 관련 상설전시관에서 탈북 화가 송벽 씨의 전시회 개최를 고려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장벽박물관은 동서독 분단시절 동독인들이 서독으로 장벽을 넘는 역사적 사진과 문헌이 전시된 곳입니다.
한편, 오는 9일은 동서독 분단의 상징인 베를린 장벽이 붕괴된 지 3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