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미국의 이산가족들은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가 미북 정상회담 의제 조율을 위한 실무 접촉 대표로 나서자 '비핵화' 주제로 가려지던 '이산가족상봉' 문제가 미북회담의 의제에 포함되길 바란다며 반겼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성 김 대사가 지난 27일부터 판문점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 미북 정상회담 의제 조율을 위한 실무 접촉에 나서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미국의 이산가족들은 이번에야 말로 가족상봉의 꿈을 이루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주한 미국 대사를 비롯해 국무부의 대북정책 특별대표 등 북한 관련 업무를 맡아온 김 대사가 이산가족과 관련한 관심이 남달랐다며 이번 북한 대표와의 접촉에서도 가족상봉을 의제에 포함해 주길 바란다는 분위기입니다.
미국 이산가족상봉추진위원회와 협력단체인 2세들 주축의 ‘이산가족USA’ 회원들은 판문점에서 김 대사가 최 부상을 만났다는 소식을 전자우편으로 나누며 2016년부터 최근까지 김 대사를 면담하며 함께 찍은 사진을 공유하는 등 가족상봉을 위한 희소식이라고 반겼습니다.
이산가족들은 김 대사가 워싱턴에서 근무하는 동안 자주 면담했고 미국 적십자사 측에 편지 전달이나 생존확인 등을 요청하기도 했다고 소개했습니다.
이들은 미북회담을 앞두고 미국의 이산가족과 관련한 언론의 관심이 커졌다면서 미북 정상회담을 통해 가족을 만나기 위해 평생 기다려왔던 이산가족의 소원이 풀리길 간절히 바란다는 입장입니다.
이산가족상봉추진위원회의 이차희 사무총장은 최근 미국과 유럽의 주요 언론들과 인터뷰를 했거나 요청을 받았다고 2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이차희 사무총장 : 미국 방송인 PBS, ABC, CBS, CNN과 (미국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 뉴욕 타임즈 등과 인터뷰했거나 할 예정입니다. 제가 사는 시카고로 직접 와서 인터뷰를 하겠다는 방송국도 있습니다. 이산가족과 관련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이 사무총장은 이달 초 뉴저지 주에 있는 여성 이산가족에게 상봉 신청을 위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두 달 전에 사망했다고 들었다며 고령인 이산가족들이 눈을 감기 전에 평생의 소원을 이루도록 미국과 북한 정부가 도와주기를 간청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에 아들과 세 명의 남동생을 남긴 그녀가 끝내 가족을 다시 만나지 못하고 사망했을 뿐 아니라 네덜란드 TV와의 인터뷰 약속도 지키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면서 그녀의 딸이 어머니를 대신해서 유럽의 방송국과 인터뷰를 할 예정이라는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