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차원의 이산가족 상봉이 더 바람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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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가가 나서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보다 민간 차원에서의 상봉이 현실적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홍알벗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한미경제연구소(KEI)는 16일 인터넷 토론회를 열고 한국전쟁 이산가족 문제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끝나지 않은 전쟁, 끝나지 않은 질문: 한국전쟁으로 갈라진 가족 (Unfinished War, Unfinished Questions: Families Divided by the Korean War)'이란 주제와 로버트 킹 전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의 진행으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는 재미이산가족 상봉추진위원회 회장직을 맡고 있는 이규민 미국평화연구소(USIP) 연구원과 미국 우드로 윌슨연구소의 박수진 연구원이 나와 한국과 미국에 거주하는 이산가족들의 가족상봉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습니다.

박수진 연구원은 한국전쟁으로 북에 가족을 두고 온 한국 이산가족의 경우 고령으로 인해 가족을 다시 만날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을 정치적인 수단으로 이용할 것이 아니라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수진 연구원: 북한은 근본적으로 인도주의적 문제에 대해서도 정치적 접근법을 구사합니다.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 문제에 큰 가치를 두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만약을 대비해 이산가족들이 동영상 메시지를 녹화해 기록으로 남기거나 유전자 정보를 저장했다가 나중에라도 가족을 확인하고 얼굴을 볼 수 있게 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규민 연구원은 미국 내 남아 있는 한인 이산가족이 공식 등록된 인원만 100명 가까이 되는데 이들 역시 대부분이 80대 이상의 고령자라며, 그동안 이뤄졌던 한국 정부와 북한 당국 간의 공식적인 상봉 추진이 아닌 다른 비공식적 방법이라도 찾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국가 대 국가의 협의를 통한 상봉은 정치적 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안정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민간 단체나 기구를 이용한 방법이 현실적일 수 있다고 이 연구원은 주장했습니다.

이규민 연구원: 이산가족의 수도 계속해서 파악하고 그들을 연구해야 합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정보를 라디오 등을 통해 북한에 있는 가족들에게 퍼뜨리고 공유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현재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북한의 국경 봉쇄 장기화, 그리고 그로 인한 국제지원단체 등의 활동에 어려움이 있어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이와 함께, 한국과 미국 두 곳 모두에서 시간이 흐를수록 한국전쟁 이산가족에 대한 젊은 세대의 관심이 줄고 있다며, 이산가족의 아픈 역사를 널리 알릴 수 있는 방법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참석자들은 입을 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