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내 전문가들은 한국의 여당이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것을 계기로 한국 정부가 앞으로도 북한인권 정책과 관련해 소극적인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는 16일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이후에도 한반도 평화 정착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를 통해 미북 대화 성공을 위해 노력해나감과 동시에 남북 협력을 더욱 증진시키는 현실적인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씀하신 바 있다"며 기존의 대북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내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가 이번 국회의원 선거를 계기로 향후에도 북한인권과 관련해 소극적인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이번 선거의 결과를 기존 대북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로 해석할 것이란 분석입니다.
앞서 한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동해상으로 탈북한 청년 2명을 강제 북송시켰습니다. 또한 지난해 11월 유엔이 채택한 북한인권결의안의 공동제안국 명단에서도 빠진 바 있습니다.
이번 국회의원 선거를 계기로 북한인권재단의 정상가동 시기를 기약할 수 없게 됐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 북한인권법 자체가 가동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한 국제사회에서 북한인권 문제를 거론하는 것에 대해 한국 정부와 국회가 노골적으로 거부할 수 있습니다. 한국 정부가 겉으로는 한반도 평화구축을 강조하면서 김정은 정권의 비위만 맞추려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한국 정부가 향후 남북관계 개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제사회, 특히 미국과의 대북 공조체제가 균열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북한이 요구한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을 추진하다가 국제사회와 마찰을 빚을 수 있다는 겁니다.
유동열 원장은 "한국의 21대 국회가 개원하면 여당이 대북제재 해제 촉구 결의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본다"며 "이는 한미 공조에서 이탈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한국 정부가 북한과 적극적으로 관계 개선을 추구해도 북한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현재 북한으로서는 미국과의 문제 해결이 최우선 과제이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 미국과의 관계 개선, 대화가 북한의 최고의 가치로 간주되는 상황입니다. 국회의원 선거에서 여당이 승리했다고는 하지만 북한이 한국 정부에 눈길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합니다. 김일성, 김정일 등 역대 북한 지도자들은 남북, 북일관계를 미북관계의 변수로 봤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탈북민 출신 국회의원 당선자들이 향후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 북한인권 관련 정책에 대해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이번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통해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미래통합당 서울 강남의 지역구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북한인권운동가인 지성호 나우 전 대표는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하게 됐습니다.
사상 처음으로 탈북민 출신 지역구 국회의원에 당선된 태 전 공사는 16일 한국 연합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남북 주민들 사이에 화해와 화합, 통일로 가는 첫 걸음"이라며 "한국 국회와 정부가 북한의 현실을 그대로 직시하고 지속 가능하고 현실성 있는 대북정책을 펴도록 모든 역량을 발휘할 것"이라고 당선 소감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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