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한국의 북한인권단체 북한인권정보센터(NKDB)가 서울에서 전시회를 개최했습니다. 미디어 아트, 즉 매체 관련 신기술을 활용한 예술 활동을 펼치고 있는 한국의 신진 작가들은 이를 통해 바라본 북한이라는 사회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풀어냈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서울 도심 속 한옥과 현대식 건물이 어우러져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의 무대가 되고 있는 삼청동.
많은 젊은이들이 찾고 있는 이 곳에서 북한 인권을 주제로 한 전시 ‘잔존하는 ㅁ(미음)에 대하여’가 열리고 있습니다.
한국의 북한인권단체인 북한인권정보센터(NKDB)가 주최한 이번 전시에는 한국의 신진 미디어 아트, 즉 매체 예술 작가 3팀과 탈북민 출신 회화 작가 1명이 참여했습니다.
서울과 베를린을 오가며 시각예술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정 작가는 비누, 휴지, 양초 등 일상적인 물건을 매개로 탈북민들의 기억을 나타낸 영상 작품 <하우스홀드 굳즈(Household Goods)>를 선보였습니다.
(현장음) "식용유 기름에다가 면실로 심지 같은 거 만들어서 불을 붙여서 쓰거나. 양초가 없거나 뺄 게 없으면, 밝힐 게 없으면 할머니가 일찍 자자. 6시, 7시 넘어가지고…"
공하임, 박제호, 서영진, 이재환, 정의석 5인으로 구성된 매체 예술가 그룹 ‘SaWe’는 외부인들에겐 북한은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어둠과도 같은 곳이라는 점에 착안했습니다.
이들의 영상 작품 ‘어둠은 중력을 지닌다’는 북한이라는 이름을 가진 ‘블랙박스’에 탈북민들의 이야기를 통해 접근해 본다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현장음) "지금 생각하면 북한 사람들은 두 가지의 인간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하나는 국가에서 바라는 인간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는 내가 이 사회에서 굶어 죽지 않기 위해 살아가야 될 인간성을 하나를 가지고 있어요."
박심정훈 작가의 ‘잠시만 멈춰서 제 얘기를 들어주세요’는 휴전선 부근에서 수집된 소리와 북한을 탈출하는 과정에 대한 탈북민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함경북도 출신으로 지난 2009년 한국에 온 안충국 작가는 회화 작품 ‘본다는 것 1.2.3.4’를 통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본다는 행위가 가진 중요성을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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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한나 북한인권정보센터 센터장은 지난 16일 진행된 전시회 개막식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다양한 시각에서 조명하고 이를 젊은 세대에게 알리기 위해 이번 전시를 마련했다고 말했습니다.
송한나 북한인권정보센터(NKDB) 센터장:세상에서 가장 폐쇄적이고 억압적인 것으로 알려진 북한을 과연 어떻게 젊은 세대에게 알릴 수 있고 예술을 통해서 알릴 수 있을지에 대해서 굉장히 많이 고민을 하면서 (북한 인권에 대해) 여러분들께서 갖고 있는 프레임을 벗어나 보자는 취지의 전시회를 준비했습니다
미국민주주의기금(NED)의 지원을 받아 개최된 이번 전시는 다음 달 13일까지 헬렌앤제이 갤러리에서 이어지며 월요일은 휴무입니다.
에디터 홍승욱,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