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미국에 있는 재미이산가족상봉추진위원회를 주축으로 전직 관료와 비영리단체 대표 50여명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공동 서한을 보냈습니다. 이달 말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재미이산가족 상봉에 대해 논의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입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 가족을 두고 온 미국 내 이산가족들의 상봉을 추진해온 재미이산가족상봉추진위원회와 미국친우봉사단(AFSC)이 13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재미이산가족 상봉 논의를 재촉구하는 서한을 발송했습니다.
서한은 “재미이산가족 문제는 지난 70년 동안 제기되지 않았던 최장기 인권 문제”라며 “이달 말 열리는 2차 미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이에 대해 꼭 논의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서한은 또 “북한을 떠나온 미주 한인들의 연로한 나이로 가족들을 직접 볼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서 “양국 정상이 직접 만나는 회담에서 재미이산가족 상봉을 성사시키기 위한 공식적인 연락 통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서한에는 조지 슐츠 전 미국 국무장관,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 조셉 윤 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비롯해 미국과 국제 비영리단체 대표 50여명이 지지 서명을 했습니다.
재미이산가족상봉추진위원회의 이규민 회장은 미국 내 한인 단체 뿐 아니라 미국, 국제단체가 힘을 모아 한 목소리로 미국 대통령에게 공동으로 서한을 보낸 것은 처음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재미이산가족 사안을 의제로 다루길 희망한다고 거듭 촉구했습니다.
특히 추진위는 그 동안 국무부와 뉴욕에 있는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에 꾸준히 관련 요청을 해온 결과 지난해 12월에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로부터 직접 연락을 받기도 했다고 이규민 회장을 말했습니다.
이규민 회장 : 12월 말 스티븐 비건 대표로부터 먼저 전화가 왔습니다. 재미이산가족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고 영상 상봉을 주요 사안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소식에 우리도 희망을 갖고 지난 몇달 동안 적극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서한에는 실질적인 이산가족상봉 추진을 위해 트럼프 행정부가 취해야 할 사항들을 구체적으로 담은 제안서도 포함됐습니다.
제안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에서 김 위원장과 이산가족상봉 추진에 합의하고 미국 국무부나 국제적십자사를 통해 시범적으로 재미이산가족 100명을 대상으로 영상 상봉 또는 직접 상봉을 추진할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또한 추진위가 이미 확보하고 있는 재미이산가족 등록부를 북한 측에 보내 북한에 있는 이산가족들의 생사를 확인하는 절차를 먼저 밟도록 했습니다.
남북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관할해온 적십자사로부터도 이미 재미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협조를 구했다고 이규민 회장은 설명했습니다.
이규민 회장 : 제일 중요한 것은 베트남(윁남) 정상회담 때 트럼프 대통령이 이 사안을 언급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제안한 것을 진행할 수 있는 단체들... 미국, 국제적십자로부터 미리 승인을 받고 연락을 많이 주고 받았습니다. 그쪽에서도 기회가 있으면 도와주겠다고 몇번 얘기를 했습니다.
한편 추진위는 재미 이산가족상봉에 드는 비용에 대한 자체 기금 모금 행사를 전개하는 한편 미국 국무부 산하 교육문화국 예산의 일부를 배정받는 방안도 제안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