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미국에서 오랜 기간 재미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해온 민간단체들은 이번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로 이산가족 상봉이 더욱 어려워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한편 백악관은 북한에 지속적으로 인권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재미이산가족 상봉추진위원회’의 이규민 회장은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번 회담에서 이산가족 문제는 물론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언급이 나오지 않았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이규민 회장 : 북미 정상회담이 있는 것 자체도 중요하지만 인권문제가 언급되지 않고 빠졌다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물론 이산가족 사안도 있지만 우리가 희망했던 것도, 아무런 결과도 없었고 일단 (인권 문제가) 대화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 실망스러웠습니다.
이 회장은 특히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로 양국 관계가 경색되면 재미이산가족 상봉의 기회가 더욱 멀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생존해 있는 재미 이산가족들의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직접적인 상봉이 아니더라도 영상 통화나 편지 교환, 생사 확인이라도 가능하도록 미국 정부 기관 관계자들과 지속적으로 접촉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최근 추진위는 미국 버지니아주에 살고 있는 91세 실향민이 북한에 두고 온 가족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은 영상을 국무부 등 정부 관계 부처에 보내기도 했습니다.
오랫동안 재미 이산가족 문제에 관심을 갖고 상봉을 추진해온 미국의 북한 지원단체 미국친우봉사단(AFSC) 역시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서면으로 이번 정상회담 결렬 소식이 예상 밖이었다며 미북 양국 지도자만이 아닌 민간 차원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단체의 다니엘 야스퍼 아시아 지역 담당자는 “고위급 외교가 실패했을 때 이러한 갈등을 전환시키기 위해서는 고위 관리들 간이 아닌 지역사회와 개인들의 참여가 중요하다”면서 “우리는 미국 정부에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 활동을 허용하고 미군 유해 송환, 이산가족 상봉, 인적 교류 등을 실시하길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고위 관리들이 논의를 하는 동안 인도주의 및 민간 차원의 활동을 진행하는 것은 양국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백악관은 미국친우봉사단(AFSC)이 최근 웹사이트를 통해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재미이산가족 상봉에 대해 논의하도록 촉구하는 서한을 발송한 데 대해 지난달 21일 이메일로 입장을 전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서명이 들어간 이 답신에는 재미 이산가족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으나 “인권 보호를 보장하는 것은 대북정책의 주요 쟁점”이라면서 “나는 싱가포르 회담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했고 우리 행정부는 이 문제를 계속해서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답신은 또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한 우리의 노력이 북한 주민의 기본권 및 인권 존중을 압박하려는 노력을 줄이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Ensuring the protection of human rights remains a key focus of the United States’ policy toward the DPRK. I raised the DPRK’s human rights record during the Singapore Summit, and my Administration will continue to raise this issue going forward. Our commitment to achieving the denuclear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does not minimize our efforts to press the DPRK to respect the fundamental freedoms and human rights of its citizens.)
답신은 이어 “미북 간 관계 수립을 위한 많은 진전이 있었지만 아직도 해야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면서 “싱가포르 정상 회담이 첫 번째 단계였으며 과거 정부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강조했습니다. (While much progress has been made to establish relationships between the United States and the DPRK, there is still much more work to be done. The Singapore Summit was a first step, and I remain determined not to make the mistakes of past administra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