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이산가족상봉에 회의적인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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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주민들은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대부분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70년간 겪어온 혈육에 대한 그리움 보다 상봉 이후 당국과 주변 사람들로부터 받게 될 따가운 시선이 더 문제라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7일 “8.15광복절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산가족상봉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70여 년간 묻고 살았던 혈육의 정을 잇는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상봉 이후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산가족상봉에 선정될만한 대상자 대부분은 고령이어서 생전에 흩어진 가족을 다시 만난다는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미어질 것”이라면서 “하지만 누구도 감히 남한에 있는 가족을 만나겠다고 선뜻 나서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고향이 남한이거나 6.25전쟁 때 인민군을 따라온 의용군들은 대개 우리(북한)사회의 최하위 계층에 속해 있다”면서 “이남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들은 적대 계급에 속해 평생을 잔뜩 위축되어 살아온 사람들”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남도의 한 소식통은 같은 날 “지난 4월에 있은 북남수뇌상봉에서 발표된 판문점선언이 노동신문에 실려 이산가족상봉 소식이 알려졌다”면서 “민족분열로 인해 시작된 인도적 문제의 해결을 위해 흩어진 가족 및 친척상봉을 진행한다는 내용”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도당위원회에서 이산가족상봉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아직 몇 명이 선정될지 모르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은 당에서 마련한 공식적인 상봉을 꺼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70여년동안 떨어져 살아온 가족을 한번 만난다고 하여 여기(북한)에서 달라질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 “오히려 이산가족상봉으로 남한과의 연계가 있음이 공식화 되면서 가족 전체가 주변의 불편한 시선을 감내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이산가족상봉 행사 이후에도 이산가족에 대한 온갖 중상 비방이 난무한다”면서 “한 상봉가족의 어린 손자가 학교에서 남조선 괴뢰의 친척이라는 놀림을 받으며 던진 돌에 맞아 병원에 실려가는 사건이 발생해 이산가족들이 긴장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