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미국 연방 상원에서 '한국전쟁 이산가족 상봉법안'을 발의한 상원의원들은 한국전쟁으로 인한 미국 내 한인 이산가족들의 비극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도에 한덕인 기자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 출범한 이후에도 미국과 북한 간의 이산가족 상봉 추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10일 미 연방 상원에서 미북 이산가족상봉 법안(S.2688 - Korean War Divided Families Reunification Act)을 초당적으로 발의한 상원의원들은 미북 간 이산가족 재회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하원 법안과 조금 다른 이름으로 소위 '한국전쟁 이산가족상봉 법안'으로 명명된 이 법안을 대표 발의한 상원 군사위 소속의 메이지 히로노(하와이) 민주당 상원의원은 지난 20일 성명을 내고 해당 법안이 상원에 재발의됐다고 전했습니다.
히로노 의원은 당시 성명에서 "7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너무 많은 한국계 미국인들은 북한에 남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떨어져 지내야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히로노 상원의원은 그러면서 특히 자신의 지역구인 하와이주 호놀룰루에 사는 캐롤 리(Carol Li) 씨의 이러한 고통을 직접 이해한다며 그의 사연을 따로 전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리 씨의 "외할머니는 6·25전쟁 때 월북하면서 형제들과 헤어졌다"면서 "그녀의 조부모가 형제들과 다시 만날 수 있기 전에 세상을 떠났지만, 리 씨는 앞으로 그녀의 북한 친척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 의회 내 이러한 초당적 입법 노력은 이러한 희망을 현실화하기 위한 노력과 의지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공화당 소속으로 히로노 상원의원과 함께 이 법안을 대표 발의한 댄 설리번(알래스카) 상원의원도 이날 성명에서 "지속되는 한국전쟁의 비극은 분단된 한반도와 같이, 38선을 따라 단절된 수천 명의 가족이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아버지, 어머니, 조부모, 이모, 삼촌, 형제, 자매들이 어느 날 깨어나 직면한 현실은, 남북의 철통같은 국경과 적대관계로 인해 다시는 가족을 보거나 소식을 듣지 못한다는 것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설리번 상원의원은 해당 법안이 초당적으로 재발의된 데 대해 자신의 지역구인 알래스카주의 한인 이산가족들이 "서로 연결되고 재회할 수 있는 새로운 희망을 줬다고 믿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회기에 이어 이번 회기에도 해당 법안의 공동발의에 동참한 캐서린 코테즈 매스토(민주·네바다) 상원의원은 "한국전쟁 후 수천 명의 한국계 미국인들이 거의 70년 동안 북한에 남은 가족과 단절되어 왔다"며 "이번 초당적 입법은 많은 가족들에게 희망을 줄 것이며 미국 국무부가 재미 한인 이산가족들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재회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번 회기에 새롭게 법안 공동발의자로 동참한 상원 군사위 소속의 태미 덕워스(민주, 일리노이) 상원의원은 "한국전쟁의 여파로 70년 가까이 많은 가족들이 연락을 하지 못해 가슴이 아프다"며 "국무부에 미북 간 이산가족 상봉 추진에 대한 명확한 절차를 만들 것을 촉구하는 이 중요한 초당적 법안을 돕게 되어 자랑스럽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이 법안은 지난 10일 발의된 뒤 후속 절차를 밟기 위해 상원 외교위에 회부된 상태입니다.
기자 한덕인,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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