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상봉 북측 참가자 중 평양 주민은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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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지난 21일부터 북측 금강산에서 진행 중인 남북이산가족상봉 행사에 참여하는 북한측 이산가족 중에는 평양거주 주민은 한 가족도 없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왜 그런지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평양의 한 주민소식통은 “남북이산가족상봉에 참가하는 우리 쪽 가족들 가운에 평양시민이 없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면서 “우리는 오래전부터 월남자의 가족(남한에 가족이 있는 사람)은 평양 거주를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김일성 시절에는 남쪽에 가족을 둔 사람들도 평양에 살 수 있었는데 김정일이 집권하고 나서 남쪽에 친인척을 둔 사람들을 지방으로 강제 이주시키는 작업을 몇 년에 걸쳐 시행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월남자 가족을 지방으로 강제이주 시키면서도 신의주와 같은 국경도시에는 보내지 않았는데 아무래도 탈북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북쪽에 친척을 둔 남조선 이산가족들은 서울에 많이 살고 있다는 것을 나는 들어서 잘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 내부에서는 남조선에서도 월남자들은 당연히 서울 밖으로 밀려나서 살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주민소식통은 “이산가족 상봉에 참석하는 북쪽 사람들 중에는 고위 간부는 물론 당원도 거의 없을 것”이라면서 “월남자 가족들은 입당이 불가능하고 공직임용도 제한을 받는 동요계층 또는 적대계층으로 분류되어 간부가 되기는 힘들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우리나라에서는 동요계층이나 적대계층에 속한 사람과 혼인을 하면 신분이 아무리 좋은 사람이라도 신분이 좋지 않은 배우자의 신분에 따라 동요계층 이나 적대계층으로 분류되어 신분이 추락하기 때문에 월남자 가족은 혼인하기도 매우 힘들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우리 내부사정이 이렇다 보니 남쪽에 가족이 있는 사람들 중 그 사실이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은 자신이 월남자의 가족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사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월남자 가족임을 숨기고 사는 사람들 중에는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있을 때 마다 혹시 남쪽 가족(친척)이 이산가족상봉 신청을 하는 바람에 자신의 신분이 들통 날까 봐 가슴을 졸이는 사람들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