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제방 공사’ 북 여맹 돌격대에 동정 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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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이 조직생활에 결함이 있는 여성들로 돌격대를 조직해 하천제방 공사에 동원하고 있는데 이들을 향한 동정여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이 정치행사와 생활총화에 빠진 여성들을 처벌하기 위해 돌격대를 조직한 것은 2021년 7월입니다. 최근 이들 돌격대를 하천 제방 쌓기 공사에 투입했는데 여성동맹 상층부를 향한 주민들의 비난이 거세다고 복수의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자강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5일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된 7월 초부터 여성동맹 돌격대를 강, 하천 제방 쌓기 공사에 동원하고 있다”며 “연약한 여성들이 뙤약볕 아래서 무거운 돌을 나르고 제방을 쌓는 모습은 눈 뜨고 못 봐줄 지경”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들 여성동맹 돌격대는 집에서 출퇴근을 한다는 점만 다를 뿐, 하는 일은 ‘노동교양대’와 큰 차이가 없다”면서 “여성동맹 조직에서 감시 인원을 현장에 파견해 돌격대원들의 출퇴근 시간과 작업 참여 상황을 낱낱이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소식통은 “작업에 불성실하거나 지각이 잦고, 병원의 진단서가 없이 출근을 하지 않는 여성들은 즉각 ‘노동교양대’로 넘겨지게 된다”며 “병원에서 진단서를 떼려면 의사에게 뇌물을 주어야 하기 때문에 몸이 좀 아프더라도 억지로 출근을 하는 여성들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여성동맹 관계자(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는 26일 “여성동맹 돌격대는 2021년 6월에 있었던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 7차 대회’ 직후에 조직되었다”며 “당시 대회에서 여성동맹 위원장이었던 장춘실이 해임되고 김정순이 다시 위원장자리에 올랐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김정순은 2014년 2월부터 2017년 2월까지 여성동맹 위원장을 맡았다가 규율 문제로 해임됐던 인물”이라며 “다시 위원장 자리에 오른 김정순은 김정은의 환심을 사기 위해 여성동맹원들을 온갖 노역에 내몰고, 조직생활을 크게 강화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조직생활이 강화되었다해도 힘 있는 가정의 여성들은 문제만 제기되면 돈으로 무마하거나 권력으로 무시해 버린다”며 “돌격대에 끌려온 여성들은 전부 가정형편이 어려워 장사를 하느라 조직생활에 참가할 여력이 없었던 여성들”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소식통은 “그동안 코로나 사태로 돌격대가 형식적으로 유지되어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면서 “그러나 돌격대가 강, 하천 제방 공사에 동원되면서 실상을 알게 된 주민들이 ‘생계를 책임진 여성들에게 무슨 짓이냐’며 여성동맹 중앙위를 향해 맹비난을 퍼붓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