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 특사 “북 긍정적 변화에 ‘인권개선’ 필수”

미국 워싱턴의 헤리티지재단이 지난달 30일 개최한 북한자유주간 북한인권 토론회에 연사로 나선 킹 전 북한인권특사(좌측에서 두 번째),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우측에서 두 번째), 에노스 헤리티지재단 연구원(우측 끝)과 사회자인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좌측끝).
미국 워싱턴의 헤리티지재단이 지난달 30일 개최한 북한자유주간 북한인권 토론회에 연사로 나선 킹 전 북한인권특사(좌측에서 두 번째),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우측에서 두 번째), 에노스 헤리티지재단 연구원(우측 끝)과 사회자인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좌측끝). (RFA PHOTO/ 양희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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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미국의 로버트 킹 전 북한인권 특사는 북한의 인권 문제를 북한과 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채찍으로 사용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로버트 킹 전 북한인권특사는 지난달 30일 북한은 유엔 회원국으로서 유엔이 추구하는 인권이라는 기본 가치를 추구하고 실천해야만 책임 있는 국제사회의 구성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킹 전 특사 : 북한을 인권뿐 아니라 핵 문제 등에서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미국이 북한과 인권을 논의하는 것이 올바른 일이면서 또한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킹 특사는 제16회 북한자유주간의 일환으로 미국 워싱턴의 헤리티지재단이 이날 개최한 북한 인권과 안보 위협에 대한 정책의 간극을 좁히는 방법(Bridging the Policy Gap between North Korean Human Rights and Security Threats)에 관한 토론회에서 이 같이 밝혔습니다.

킹 특사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취임 후 첫 연두교서 내용의 10퍼센트를 북한 인권과 핵 문제에 할애했지만, 북한과 2차 정상회담을 앞둔 2019년에는 북한 관련 발언이 단 세 줄에 불과했다며 북한 인권 문제가 단지 대화를 이끌어내는 채찍으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날 함께 연사로 참석한 프랑크 자누지(Frank Jannuzi) 맨스필드재단 대표는 북한의 인권 개선을 위해서는 인권 제재와 같은 외부 압박과 내부 압박이 함께 요구된다고 말했습니다.

자누지 대표 : 외부 압박만으로 결코 남아프리카공화국(아파르트헤이트 인종차별정책의 종식)과 같은 한 국가의 사회·정치 체제의 근본적 변화를 가져올 수 없습니다. 상당한 내부적 압박과 짝을 이뤄야만 가능합니다.

자누지 대표는 북한의 인권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도 외부 압박과 더불어 내부로부터 변화의 목소리가 일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워싱턴의 헤리티지재단이 지난달 30일 개최한 북한자유주간 북한인권 토론회에 참석한 수잔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좌측 끝), 허광일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좌측 두 번째), 김흥광 탈북지식인연대 대표(가운데),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우측 두번째).
미국 워싱턴의 헤리티지재단이 지난달 30일 개최한 북한자유주간 북한인권 토론회에 참석한 수잔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좌측 끝), 허광일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좌측 두 번째), 김흥광 탈북지식인연대 대표(가운데),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우측 두번째). (RFA PHOTO/ 양희정)

그는 북한에서 조직적으로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지 잘 알지만, 북한 내부에 정보, 개방, 관여, 점진적 변화를 가져오도록 미국이 대북 제재와 관여를 동시에 추구하는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자누지 대표는 그러면서 북한 어린이 식량지원, 정치범수용소 실태 개선, 중국의 탈북자 강제북송, 대북 정보 유입을 통한 북한 주민의 의식 변화 등의 문제부터 변화를 시도해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헤리티지재단의 올리비아 에노스 연구원은 북한 제재 및 정책 강화법(North Korea Sanctions and Policy Enhancement Act)에는 북한 주민의 정보 접근을 위한 신기술에 대한 지원 규정이 포함돼 있다면서, 사기업이 정보 통제망을 뚫고 북한 주민에 인터넷을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고안 중이라고 소개했습니다.

북한 교수 출신인 ‘탈북 지식인 연대’ 김흥광 대표는 이날 헤리티지재단이 앞서 개최한 ‘김정은 정권 전략에 대한 고위 탈북자들의 시각’에 관한 토론회에서 지난 10여 년간 탈북자들이 앞장 선 대북 정보유입으로 북한 주민의 시각이 많이 변했다고 밝혔습니다.

김흥광 대표 : 함께 (한국에서) 온 북한자유주간 대표단들은 (북한에서) 1990년대 온 사람, 2000년대 온 사람, 최근에 온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사람들이 의식의 수준이 다르고요. 세상을 보는 눈이 다릅니다. 그게 정보가 들어갔기 때문이죠. 탈북자 단체들이 들여보낸 많은 정보가 오늘날 북한 사회를 변화시키는 데 기본적인 동력으로 작용했습니다.

올해로 16년째 미국의 수잔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와 함께 북한자유주간을 주관해 온 탈북민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도 연사로 참석해 한국에서도 탈북자들이 북한으로 쌀과 USB 등을 보내는 대북 정보유입 활동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지난달 28일 개막된 북한자유주간 행사는 오는 4일까지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