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아이들 ‘밝은 미래’ 기대 난망”

0:00 / 0:00

앵커: 미래의 꿈나무인 아이들이 꿈과 희망을 가지고 건강하게 잘 자랄 수 있는 나라는 어딜까요? 북한은 아니라는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유엔 산하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아동기금(UNICEF), 그리고 영국의 의학 학술지인 랜싯(The Lancet)이 18일 ‘세계 어린이의 미래(A future for the world’s children?)’라는 주제로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전 세계 어린이의 성장 및 발전 여건을 점수로 매긴 이 보고서에서, 북한은 1점 만점에 평균 0.56점을 받아 조사대상 180개국 가운데 112위에 머물렀습니다.

‘아동번영지수’라 이름 붙인 이 점수는 산모의 생존 및 5살 미만 어린이의 생존, 모자 보건서비스, 기본적 위생, 빈곤율 등을 계산한 ‘생존지수’와 교육적 성취, 발육, 영양상태, 그리고 폭력으로부터의 보호를 계산한 ‘번성지수’ 등을 합친 것을 말합니다.

결국 낮은 점수를 받은 북한의 경우 어린이들의 미래가 그리 밝지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미국 인권단체인 북한자유연합의 수잔 숄티(Susan Scholte) 대표는 19일, 어린 아이까지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지는 것은 물론, 태어나는 순간부터 출신 성분에 의해 고통스런 어린 시절을 보내야 하는 곳은 북한 밖에 없을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숄티 대표: 북한이 그렇게 낮은 순위에 있다는 것은 전혀 놀랄 일이 아닙니다. 나는 그들이 더 낮은 순위에 있지 않다는 것이 더 놀랍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북한인이라면 기본적으로 출생하면서부터 박해를 받을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반면 한국은, 1위를 차지한 노르웨이에 이어 아동번영지수 1점 만점에 0.95점을 얻어 어린이 미래가 가장 밝은 나라 2위에 올랐습니다.

이 보고서는 전 세계 각국이 최근 수 십년 동안 생존과 영양공급, 그리고 교육 면에서 급격한 발전을 이뤘지만 불확실한 미래에 직면해 있다며 기후변화와 생태계 파괴, 그리고 전쟁 등으로 모든 국가의 어린이들의 건강과 미래가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전 세계 어린이들의 미래를 해칠 수 있는 위협요소로 ‘탄소배출’을 꼽으면서, 일부 고소득국가의 1인당 탄소 배출량이 2030년의 지속 가능성 목표보다 210% 이상 높다면서 탄소 배출량 감소를 위해 각국이 노력해 줄 것을 주문했습니다.

의학학술지 랜싯의 그레이스 카테라 연구원이 보고서 내용을 공식 발표하면서 한 말입니다.

카테라 연구원: 모든 정책을 결정하는데 있어 어린이나 청소년을 그 중심에 놓는 것은 중요할 뿐만 아니라 가장 기본적인 겁니다.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선순위를 정해야 하는데 우리는 아이들이 건강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한편, 유엔아동기금은 최근 ‘북한 2019 인도주의 상황 보고서’(DPRK 2019 Humanitarian Situation Report)를 발표하고, 유엔의 대북 인도주의 지원 자금이 계속 부족한 상황이어서 올해 현재 북한의 인도주의 지원 수요를 모두 충족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이 기구는 또 필요한 구호자금이 제때 확보되지 못할 경우, 앞으로 북한 어린이와 여성 등 취약 계층의 영양실조를 더욱 악화시키고 깨끗한 식수 및 보건 분야 지원도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