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2년간 청년들에게 험지 진출을 강요해온 북한 당국이 또다시 평양시 주택 건설에 자원할 것을 강요하면서 최근 청년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 청진시의 한 주민 소식통은 13일 “청년들에게 탄광 농촌 진출을 강요해온 노동당이 새해에 접어들자 평양시 주택 건설에 자원할 것을 또 강요하고 있다”며 “요즘 당국이 청년들에 대한 사상교양과 함께 통제와 단속을 강화하는 등 너무 못살게 굴고 있어 청년들의 불만이 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2년간 노동당이 전국의 청년들에게 탄광 광산 농촌 등 어렵고 힘든 부문에 자원 진출할 것을 강요하면서 청년들 누구나 탄광 농촌 진출자 명단에 이름이 오를까 두려워하며 매일 마음을 조여(졸여)왔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은 노동당 8차대회(2021.1)가 있은 후부터 작년말까지 청년들에게 ‘당이 바라는 곳’에 자원 진출할 것을 강요했습니다. 그 결과 도시 근로자 등 수만명의 청년들이 반 강제로 어렵고 힘든 부문인 탄광, 광산, 농장, 목장, 발전소 등 험지에 집단 배치되었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공장에서 ‘애꾼’으로 취급되는 청년들과 힘없는 노동자의 자녀, 부모 없는 고아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런데 새해에 들어서자 노동당이 평양시 주택 건설에 자원할 것을 또다시 강요하고 있다”며 “청년동맹이 모임을 열고 장군님의 수도건설 구상을 꽃피우기 위한 평양시 주택 건설에 지원한다는 탄원서에 서명할 것을 강요하는 바람에 모두가 어쩔 수 없이 서명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힘없고 빽없는 청년들은 이미 탄광과 농촌에 집단배치 되다 보니 평양시 건설 돌격대에 누가 선정되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요즘 청년들은 누구나 바늘방석에 앉은 심정으로 하루하루 눈치를 보고 있는데 수도건설 돌격대에 배속돼 평양에 가면 최소 1년 동안 교대도 할 수 없고 집에도 올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우리 직장에서는 2명의 청년이 집에 먹을 것이 떨어져 식량을 구하러 간다며 8일째 출근하지 않고 있는데 수도건설 돌격대에 가지 않기 위해 어딘가 숨어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 혜산시의 주민 소식통은 13일 “최근 당국이 인민군대가 주로 맡아 하던 평양시 주택 건설에 청년들을 대대적으로 동원하는 이유는 얼마전 당 중앙군사위원회에서 전쟁준비태세를 철저히 갖출 데 대한 결정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며칠전 10군단에서 대대장을 하고 있는 친척으로부터 들은 내용이라면서 “2월 초에 있은 당 중앙군사위원회에서 최근 몇 년간 악성 전염병 사태로 인민군대가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전쟁준비태세가 미흡하다는 평가가 있었다”고 소개했습니다.
소식통은 “지금까지 수도건설에 각급 군사교육기관뿐 아니라 군단에서도 많은 군인들이 동원되었지만 올해는 그럴 수 없을 것 같다”며 “당국은 김정은이 3단계 평양시 주택 건설을 청년들에게 통째로 맡겼다는 선전을 펴며 청년들의 탄원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노동당은 청년들에게 수령과 하나가 되라며 꿈을 꿔도 김정은에 대한 꿈을 꿀 것을 강조하고 있다”며 “하지만 청년들은 제대로 된 노동규율과 생활보장대책은 없이 인해전술로 청년들을 돌격대에 내모는 노동당에 대한 불만을 너나없이 토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노동당 8차대회에서 평양시에 해마다 1만 세대(가구)씩 2025년까지 5만세대 주택 건설 계획이 발표되면서 평양시 주택건설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2022년 4월 1단계로 송신 송화지구 1만세대 주택이 완공되어 입사를 마쳤고 현재 2단계로 화성지구 1만세대 주택 건설이 한창 진행되고 있습니다.
평양시 주택건설에는 많은 군부대와 여러 중앙기관 건설돌격대를 비롯해 속도전청년돌격대, 8.28청년돌격대, 수도건설청년돌격대. 105당원돌격대 등 10여개의 중앙돌격대와 각 도 지방청년돌격대도 동원되었습니다. 얼마전 북한 언론은 3단계 평양시 주택건설에 10만명의 청년들이 자원했다고 선전한바 있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