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는 16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을 맞아 영국의 북한인권단체들이 시위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북한 정권이 '주민들의 식량난은 외면한 채 독재 정권 유지를 위해 미사일 도발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을 규탄하기 위해서인데요. 자세한 내용 심재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북한인권단체 ‘국제탈북민연대’와 ‘재영 탈북민 총연합회’, ‘평양 복음 찬양 선교단’ 등은 16일 오전 11시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앞에서 벌일 시위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영국 경찰에 공식적으로 집회 신고를 하고, 질서를 유지하면서 규탄의 목소리를 높일 계획입니다.
시위를 통해 북한 정권에 전할 메세지는 ‘독재 권력 유지보다 굶주리는 주민들의 삶을 돌보라’는 것입니다.
국제 탈북민연대 한송이 총무는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영국에 살고 있는 탈북자들은 북한에서 자랄 때 정권이 군사력을 과시하는 모습을 보며 컸다”며 “탈북 뒤 이런 것들이 주민들의 삶을 더 고통스럽게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한송이 총무 :북한 정권이 나라를 지킨다는 명목하에 미사일을 만드는 것이었거든요. 그것으로 나라를 지키는 게 아니고 세습, 독재정권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고, 국민이 굶어죽든 말든 상관 없이 미사일만 쏴대고.. 그런 취지로 시위를 하는 거예요.
그는 북한 내부 주민들이 아직 진실을 모르고 있다며 안타까워했습니다.
이런 내용이 전파돼 하루라도 빨리 진실을 깨닫게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한송이 총무 :세뇌교육이라는 게 무섭거든요. 북한 주민들은 정말 진실을 모르죠. 외국TV도 전혀 접하지 못하고, 한마디로 북한은 감옥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저는 외국에 나오자마자 깨우쳤어요. 충격이 몇달은 가긴 하는데요.
미국에서 활동하는 북한인권단체들은 김정일 생일에 특별한 계획은 없지만, 다가오는 봄 다양한 북한인권활동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미 워싱턴DC에 본부를 두고 있는 북한인권위원회(HRNK)는 오는 28일 DC 다코르 베이컨 하우스(DACOR Bacon House)에서 세미나를 열고, 3월 15일에는 스위스 제네바 유엔, 20일에는 한국 연세대에서 국제회의를 열 예정입니다.
북한인권위원회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올해는 유엔 북한인권위원회(COI)가 출범한지 10주년을 맞는 해라며 앞으로 이 기구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 :지난 30년 넘게 군사, 안보, 정치 사안만 거론하면서 북한에 접근했지만 별로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이제는 인권 사안을 희생시키지 말고, 핵과 미사일 협상도 상당히 중요하지만 앞으로는 인권 사안도 핵과 미사일, 군사, 정치, 안보 이슈 만큼 중요하게 거론해야 한다 그런 입장입니다.
북한자유연합(NKFC)은 중국 내부에 있는 탈북자들을 돕는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서옥자 북한자유연합 고문은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중국 내 탈북자들이 북송되지 않고 안정을 찾도록 도와왔고, 앞으로도 계속 여기에 집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옥자 고문 :불안 속에서 책상 밑에 숨어 살고, 사람 공포증이 생기고, 북송되면 처형되잖아요. 그런 공포 속에 살고 있는 중국 탈북자들에게 특별히..
한편, 지난달 23일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6년간 공석이었던 북한인권특사를 지명하면서 일각에선 ‘미국이 대북 인권 압박을 본격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북한 인권 관계자들도 이를 기대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미 행정부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기자 심재훈,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