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당국이 3.8절(국제부녀절)을 맞아 가두여성(주부)들에게 원군미풍열성자들처럼 인민군대 지원에 적극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 온성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6일 “최근 당국이 가두여성들에 대한 사상교육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지난 주에는 자녀를 많이 낳아 인민군대에 보내는 것이 최대의 애국이라며 인민군대를 적극 지원할 데 대한 내용의 강연회가 진행되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전주 토요일(3.4) 읍사무소 회의실에서 읍내 가두여성들을 대상으로 강연회가 있었다”며 “강연회는 모든 여성들이 포화속을 헤치고 전선을 적극 원호한 1950년대 남강마을 여성들의 애국정신을 따라배울 데 대해 강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남강마을은 북한 강원도 고성군을 흐르는 남강 연안에 있는 마을 이름입니다. 북한 당국이 1950년 전쟁시기 마을 여성들이 군사요충지였던 월비산과 351고지에 탄약과 식량을 운반하고 부상병들을 후송하는 등 전선을 적극 원호한 내용을 형상한 ‘남강마을 여성들’이라는 제목의 예술영화와 미술작품을 창작하면서 남강마을이 널리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강연회는 김정은이 공민으로서 응당 해야 할 일을 한 원군미풍열성자(인민군대를 적극 후원한 사람)들을 인민군창건 75돌 경축행사에 불러주고 오는 7월에 있을 전승 70돌 경축행사에도 특별대표로 초청하겠다고 한 데 대해 소개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김정은이 이들을 만나 기념사진을 찍은 사실과 열성자들이 평양 시내 곳곳을 참관하고 양덕온천문화휴양지에서 휴식하도록 은정을 베푼 데 대해 소개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계속해서 “강연회는 김정은이 건군절 경축행사에 원군미풍열성자들을 불러주고 기념사진, 평양 견학, 양덕온천 휴식 등의 사랑과 배려를 베푼 것은 전국에 원군 열풍이 한껏 고조되기를 바라는 믿음이 담겨있다는 내용도 강조했다”고 밝혔습니다.
원군미풍열성자는 북한에서 군대를 물질적으로 원호한 사람들에 붙이는 명칭입니다. 소행의 정도에 따라 각 시, 군 혹은 도 원군미풍열성자로 등록되며 특별한 경우 중앙 원군미풍열성자로 지정됩니다. 북한 당국은 이 과정을 통해 군대를 원호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려 획책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 대홍단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6일 “지난주 우리 군에서도 가두여성들을 대상으로 인민군대 원호에 애국 지성을 바칠 데 대한 내용의 강연회가 진행되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강연회에서는 인민군창건 75돌 경축행사에서 김정은이 원군이 제일가는 애국이라는 혁명의 진리를 밝혀주었다는 내용을 특별히 강조했다”며 “강연회는 특히 자식들을 모두 인민군대에 내보내는 것이 원군의 최대 표현이라며 여성들이 자녀를 많이 낳아 인민군대에 내보낼 데 대한 내용이 강조되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군 복무기간은 남자 7~8년, 여자 5년으로 여성의 경우 의무복무는 아니고 자원제이지만 군입대 대상자 명단에 이름이 오르면 빠지기가 쉽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남성 입대자가 부족해지면서 여성 입대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강연회에 강사로 나선 읍여맹위원장이 7∼8명의 자식을 군대에 보냈거나 원호사업에서 모범을 보인 원군미풍열성자들을 소개하면서 이들처럼 가정보다 국가를 먼저 생각하는 애국정신을 소유할 것을 강조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당국이 주민들의 지원을 통해 생활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군인들을 달래려 하는 것 같다”며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군대에게 물질적 지원을 할 주민이 과연 몇이나 되겠는가”라고 반문했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