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남성, 국제부녀절 아내에게 아침밥상 선물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TV는 7일 3·8국제부녀절을 앞두고 여러 단위에서 봉사 준비로 흥성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민성관 종업원들이 다양한 음식을 준비하는 모습.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TV는 7일 3·8국제부녀절을 앞두고 여러 단위에서 봉사 준비로 흥성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민성관 종업원들이 다양한 음식을 준비하는 모습.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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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북한에서도 국제부녀절(3.8)은 남성(남편)이 여성(아내)을 존중하고 선물을 준비하는 등 의미있는 날입니다. 코로나 봉쇄의 장기화로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있는 올 국제부녀절에는 북한 남성들이 아내에게 아침밥상을 차려주는 것으로 선물을 대신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은 8일 “오늘은 여성들의 명절인 3.8절(국제부녀절)이다”라면서 “여성의 명절인 3.8절에 나는 남편이 해주는 아침밥상을 선물로 받았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3.8 국제부녀절은 1년 열 두달 시부모님과 남편을 공대하며 살아가야 하는 여성주부들이 유일하게 대접 받는 날이다”라면서 “코로나 이전 장마당 장사가 잘되던 시기에는 남편들이 아내에게 옷과 양말 등 다양한 선물을 마련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특히 돈을 잘 버는 남편들은 국제부녀절이 오면 고급식당에서 아내와 함께 외식을 하면서 비싼 꽃다발을 선물해 일반 여성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에서 남성들은 소속 기관에 따라 월급 차이가 많습니다. 국영공장 노동자로 일하는 남성의 월급은 내화 2천500원($0.29)이지만 무역회사와 외화벌이회사에 근무하는 남성의 월급은 내화 1만원($1.19)~5만원($5.95)이상이므로 국제부녀절 북한 여성들이 받는 선물은 남편의 직위와 직업에 따라 크게 차별화된다는 얘깁니다.

소식통은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 봉쇄가 장기화되면서 국영공장 노동자는 물론, 무역회사에 근무하는 남성들도 역시 외화벌이를 못하다보니 비싼 선물은 준비하지 못하고 장마당에서 두부 한모 사다가 국제부녀절 아침 두부국을 끓여 아내에게 대접하는 사례가 많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같은 날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도 “해마다 여성들의 명절인 3.8절(국제부녀절)이 다가오면 신의주 장마당에는 아내에게 줄 3.8절 기념 선물을 구매하는 남편들이 많았다”면서 “외화벌이회사나 차판장사(화물차량으로 물품을 실어 나르며 하는 장사)하면서 돈을 잘 버는 남편들은 비싼 화장품을 구입해 자기 아내에게 선물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 봉쇄로 돈벌이 잘하던 남편들의 주머니도 비어 있다 보니 장마당에서 가격이 눅은 여자양말을 구입해 3.8절날 아침 아내에게 선물하고 있다”면서 “이마저도 살 수 없는 대부분의 남편들은 아침 일찍 일어나 아궁이에 불을 때고 자기가 직접 밥과 반찬을 만들어 아내에게 아침밥상을 3.8절 선물로 대접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나도 3.8절 아침 남편으로부터 무로 만든 반찬과 옥수수밥으로 차린 아침밥상을 선물로 받았는데, 진주성찬은 아니지만 남편으로부터 아침대접을 받으니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북한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8일자 사설에서 “조선여성들의 충성과 애국의 전통을 끝없이 빛내여나가자”고 강조하면서 모든 여성들은 김정은 총비서만 진심으로 따르는 충성의 꽃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여성들이 시부모님을 잘 모시는 며느리 역할과, 남편공대와 자식들을 훌륭하게 키워야 할 가정주부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라는 것입니다.

이에 북한 여성들은 국제부녀절을 기념해 여성들에게 명절물자를 공급하지 못할망정 국제부녀절을 총비서(김정은)에 대한 충성과 체제를 위해 희생을 강요하는 정치적 행사로 이용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