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유엔 인권이사회(UNHRC)에 제출할 보고서에서 북한에서 여성과 소녀들에 대한 차별이 심각하다면서 이를 위한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권고했습니다. 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오는 20일 유엔 인권이사회에 공식 제출할 보고서에서 북한 내 여성인권 유린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이 9일 사전 입수한 보고서 초안에 따르면 살몬 보고관은 북한에서 북한에서 여성과 소녀들은 차별과 폭력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습니다. (Women and girls in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clearly face discrimination and gender-based violence.)

그간 살몬 유엔 보고관은 임기 중 북한 여성과 소녀들의 인권상황을 집중적으로 다룰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는데, 실제 이번 보고서에서 절반 이상 가량을 여성 인권에 대한 내용으로 다뤘습니다.
그는 보고서에서 “탈북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여성들은 ‘꽃’이라고 불리고 여성의 외모, 옷, 미용, 화장 방식은 국가의 통제를 받는다”라며 “여성에 대한 폭력은 심각한 범죄로 취급되지 않으며, 성폭력과 성추행으로 인한 피해자들은 오히려 낙인이 찍히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북한 정권은 여성과 소녀의 인권 보호에 관한 법적 틀을 마련하는 데 진전을 보였지만, 현실은 이와는 동떨어져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특히 구금된 여성들은 공무원들에 의한 성폭력을 포함한 고문과 학대를 당하고, 송환된 탈북자들은 나체로 수색을 당한다면서 최근엔 여성 공무원들이 수색을 하고 있지만, 이는 국제규범에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탈북을 시도하는 많은 여성과 소녀들은 중국 남성과의 강제결혼에 팔리거나 성산업에 내몰린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외에도 보고서는 북한의 최근 식량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살몬 보고관은 “지난 1년 동안 옥수수와 식용유를 포함한 식품 가격이 급등했다는 보고가 있었는데, 농촌 지역은 공급망 붕괴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에선 대부분의 주민들이 하루에 한 끼만 먹을 수 있고, 하루 세 끼를 먹는 것이 대부분의 가정에서 사치가 됐다”라며 “최근 북한 정권이 병사 1인당 일일 식량 배급량을 기존 620g에서 580g으로 줄였다고 보고를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올해 수확량은 극심한 가뭄과 폭우, 비료 부족, 2022년 5월 발생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농업 차질 등으로 예년에 비해 감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중국과 북한의 철도 무역을 재개돼 식량과 의약품 부족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었을 수 있다면서도 북한의 장기화되고 있는 식량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국제적인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살몬 보고관은 북한 정부에 총 10가지 권고를 하면서 북한에 여성 인신매매를 해결하기 위한 통합적 접근법, 여성 성폭행 관련형법 조항 마련, 안전한 낙태 방안 마련 등을 권고했습니다.
아울러 한국 정부에도 탈북민 여성과 소녀들의 신체적 심리적 회복을 위해 심리상담을 제공하고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북한 정부와 여성 인권을 포함해 인권 문제를 다루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라고 제안했습니다.
살몬 보고관의 이번 보고서는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는 오는 20일 제 52차 유엔 인권이사회 정례 회의에서 논의될 예정입니다.
기자 박재우, 서혜준,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