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북한에서 말단 간부들에 대한 사상검증과 숙청이 살벌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민들은 윗물이 맑지 못한데 말단 간부들에게만 책임을 둘러 씌우는 당국의 처사를 비난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9일 “요즘 여기(혜산시)에서는 동(사무소) 사무장이 2명이나 연이어 잡혀가는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해당 사무장들이 주변 지인들에게 현재의 어려운 상황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토로했다가 당에 대한 불만을 퍼뜨린 죄로 체포된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달 초 (혜산시)혜탄동 사무장이 말을 잘못하여 체포된 뒤 해당 지역 주민들은 어수선한 분위기에 잠겨있다”면서 “동사무장이 어려운 민생을 해결하려면 국경세관을 완전히 열고 조-중 무역을 정상화하는 길밖에 없는데 당국은 무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가 반당분자로 몰려 체포되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해당 동사무장은 가까운 지인들에게 여기저기서 아사하는 주민이 나타나는 것을 걱정하며 당의 속수무책 정책을 비판한 것이다”라면서 “하지만 누군가 그 말을 당국에 대한 불만을 퍼뜨린 것으로 고발하면서 그날 밤 보위부에 전격 체포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야밤에 혜탄동 사무장을 기습체포한 해당 지역 보위부는 다음날 사무장의 가족까지 모두 싣고 어디론가 떠났다”면서 “이에 지역 주민들은 사무장이 말을 잘못하여 반당혐의로 체포됐으니 가족도 관리소(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되었을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런데 오히려 주민들은 동사무장을 체포한 당국을 비판하고 있다”면서 “당에서 아무리 자력갱생을 외쳐도 인민생활은 나아지지 않고 결국은 중국과의 무역교류가 없이는 민생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말을 한 것인데 바른 말을 했다고 말단 간부를 반당분자로 몰아가는 것은 정말 잔인한 처사”라고 비난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10일 “요즘 혜산시 지역 간부인 동사무장이 체포되는 충격적인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했다”면서 “체포된 2명의 사무장들은 말을 잘못한 죄로 잡혀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국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높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혜탄동 사무장이 말 한마디 잘못했다고 체포되었는데 사실 2월에도 강안동에서 사무장이 가족과 함께 체포되는 사건이 있었다”면서 “강안동 사무장은 ‘대통령(김정은을 빗대는 말)도 인민을 구제 못하는데 우리가 어떻게 하는가’라고 말했다가 반당 혐의로 체포된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동사무장의 체포소식에 강안동 주민들은 격앙되어 보위당국을 원망하고 있다”면서 “모든 국가권력을 다 틀어쥔 그(김정은)도 인민을 구제 못하면서 말단의 힘없는 지역간부가 무슨 수로 인민을 구제하겠느냐는 사무장의 말이 무엇이 틀린 게 있느냐”고 반박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이제는 대부분의 주민들이 인민생활이 계속 악화되는 원인이 당국의 잘못된 국경봉쇄정책에 있다는 것을 다 알고 있다”면서 “세관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조-중무역이 활발하던 때에는 주민들 스스로 노력하여 그런대로 먹고 살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원수님과 최고 지도부는 굶주리는 인민을 구제하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냐는게 지역 주민들의 하나 같은 의견”이라면서 “핵과 미싸일 개발에만 몰두한 채 힘없는 말단 간부들을 다그친다고 열악한 인민생활이 나아지겠냐”고 반문했습니다.
기자 김지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