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첫 보고서에서 북한 여성들의 인권상황을 집중적으로 다룬 것에 대해, 북한인권전문가들은 매우 시의적절한 사안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자세한 내용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오는 20일 유엔 인권이사회에 공식 제출할 보고서 초안 작성을 마쳤습니다.
그간 살몬 보고관이 임기 중 북한 여성과 소녀들의 인권상황을 집중적으로 다룰 것이라고 강조해온 대로, 그는 보고서의 절반 이상 가량을 여성 인권에 대해 할애하며 북한 내 여성인권 유린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살몬 보고관의 첫 보고서가 북한의 여성 문제를 주로 다루고 있는 것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킹 전 대사 :북한의 여성들은 다른 많은 나라에는 존재하지 않는 심각한 인권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첫 여성 특별보고관이 (여성 문제를) 첫 보고서에서 주요한 주제로 다룬 것은 매우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한국의 북한인권대사 역시 여성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 합니다. 북한의 여성 인권 문제의 중요성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방안에 관해 그는 ‘북한 정부와의 접촉이 매우 제한적이라 어려운 게 사실’이라면서도, 국제사회가 포기하지 않고 외교, 군사 문제 뿐 아니라 인권 문제에 있어서도 북한에 지속적인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리나 윤 북한 전문 선임연구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특히 코로나 19 사태로 인한 국경 봉쇄가 장기화됨에 따라, 이미 취약한 계층인 북한의 여성과 소녀들이 한층 더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이번 보고서를 통해 유엔 인권이사회가 북한 여성 인권 문제를 시의적절하게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를 보였습니다.
윤 연구원은 이어 유엔 총회와 안전보장이사회가 끔찍한 폭력으로부터 여성과 소녀들을 보호하지 않고, 심지어 처벌조차 부과하지 않는 북한 정권에 적극적으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 주민들이 너무 오랫동안 정의를 기다려왔다며 국제사회의 실질적인 조치를 촉구했습니다.
한편 현재 컬럼비아 국제 행정대학원에서 공부하며 여성 인권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서현씨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살몬 보고관이 보고서에서 여성과 소녀들의 인권 문제를 특히 꼬집은 것이 감사하고 마음에 와닿았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014년, 만 23살의 나이에 탈북한 이서현씨는 북한에는 여성 인권이라는 개념 자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되돌아보면 탈북 전 일상에서 느꼈던 인권 침해에 대해 무감각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서현 씨 :권력기관의 사람들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서 여성들을 성폭력하거나 성추행하는 것들이 정말 보편화돼있다고 봐도 실언이 아닐 정도로 북한 사회에 만연해 있다고 볼 수 있고요.
이와 관련해 이번 보고서에도 “여성에 대한 폭력은 심각한 범죄로 취급되지 않으며, 성폭력과 성추행으로 인한 피해자들은 오히려 낙인이 찍히게 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서현씨는 이어 중국과 러시아에 강제 북송을 중단케 하고, 더 나아가 두 나라에 북한난민수용소를 만들어 탈북민들을 보호하는 것이 아주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그는 살몬 보고관에게 주민들의 안녕보다 수 조원을 들여 핵 프로그램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김정은을 비판하고 압박하는 목소리도 함께 내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기자 자민 앤더슨,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