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북한 사회안전성이 범죄와의 전면전을 선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민들은 당국의 엄포에 대해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 혜산시의 한 주민 소식통은 12일 “최근 안전원들이 각 기관에 나와 각종 범죄와의 전면전쟁을 선포한 사회안전성 포고에 대한 해설사업을 하고 있다”며 “포고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은 부정적이다”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2월 말 ‘사회주의제도 안전과 인민의 생명재산을 침해하는 자들을 엄격히 처벌할 데 대하여’라는 제목의 포고가 공개된 데 이어 주민들을 대상으로 포고 내용해설이 진행되고 있다”며 “최근 장사가 안되고 물건값이 치솟아 살기 어려워지면서 각종 범죄가 성행하고 있어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포고 해설을 위해 공장에 나온 담당안전원이 최근 당정책에 대한 시비중상, 체제 비난 낙서와 투서, 혁명가요 가사 왜곡, 간부와 그 가족에 대한 보복, 살인, 어린이 납치, 강도, 강간 등 각종 범죄가 증가하고 있음을 지적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당의 지시에 따라 사회안전성이 범죄와의 전면전쟁을 선포하는 포고를 냈다는 설명도 있었다”며 “비사회주의 반사회주의 범죄와의 투쟁은 치열한 계급투쟁이며 사회주의를 지키기 위한 전쟁이라는 점을 특별히 강조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담당안전원이 “범죄자들은 사상적으로 썩을 대로 썩은 혁명의 원쑤(원수), 추악한 인간쓰레기라고 비난하면서 범죄를 끝까지 추격하는 소탕전을 벌인다는 것도 강조했다”며 “엄중한 범죄를 저지른 자는 사형에 처하고 가족도 추방시킨다며 엄포를 놓았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하지만 지금까지 이번처럼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무시무시한 포고가 나온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면서 “아무리 포고가 나온 들 그때 뿐 포고가 무서워 범죄가 줄어들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 경원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12일 “지난 주(3.6)에 담당안전원이 기업소 종업원들을 대상으로 범죄와의 전면전쟁을 선포한 사회안전성 포고에 대한 해설사업을 진행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담당안전원이 “최근 전국에서 발생한 대부분의 강력범죄가 범죄전과자, 무직건달자들에 의해 일어난다는 사실을 지적했다”며 “기업소는 물론 작업반에서 범죄전과자와 당적 행정적 통제에서 벗어난 무단결근자, 거주지 이탈자들에 대한 교양과 장악통제를 잘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모든 사람이 눈에 쌍심지를 켜고 주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범죄행위 요소를 살필 것을 강조했다”며 “알고 있는 범죄행위와 범죄자를 안전부에 신고할 것을 독려하면서 중요한 범죄행위를 신고하는 경우 정도에 따라 상금을 받는다고도 말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계속해서 “안전부가 범죄와의 전면전쟁을 벌인다고 요란하게 강조하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차갑다”면서 “포고가 한두번 나온 것도 아니고 안전원들이 멋없이 거들먹거리며 죄없는 주민들을 못살게 구는 것은 잘하지만 좀도적(도둑) 하나 제대로 잡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안전원들을 비웃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사회안전성은 2020년 8월에 북부 국경봉쇄작전에 무조건 따를 데 대한 내용의 포고를 냈으며 2022년 5월에도 비상 의약품 공급과 생산에 저해를 주는 행위를 하지 말 데 대한 내용의 포고를 공표한 바 있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