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인권 문제를 논의하는 국제행사가 21일 스위스 제네바 유엔 사무소에서 열렸습니다. 국제인권단체 관계자들은 북한의 심각한 인권 실태를 상기하고,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관심을 요청했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주제네바 한국대표부와 유럽연합(EU) 등이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 설립 10주년을 맞아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윤성덕 주제네바 한국대표부 대사와 크리스티나 코키나키스 유럽연합 대외관계청 다자담당 국장, 제임스 히난 서울 유엔인권사무소장, 마이클 커비 전 북한인권조사위원장 등이 참석해 북한 인권 실태를 지적했습니다.
윤성덕 대사는 “북한이 조직적으로 인권침해를 자행하고 있다는 북한인권조사위원회 보고서가 나온지 9년이 넘었지만 불행히도 북한의 인권침해는 오늘날까지 지속되고 있다”며 “특히 북한이 엄격한 코로나 제한 조치를 시행한 지난 몇 년간 이러한 상황은 더 악화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코키나키스 국장도 “불행히도 북한은 여전히 자국민을 보호할 책임을 인정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북한의 인권 상황은 여전히 유럽국가의 우선 순위이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히난 소장 역시 북한의 인권 상황이 10년 전보다 더 악화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습니다.
제임스 히난 서울유엔인권사무소장 : 수십년에 걸친 강제실종을 포함해 북한인권조사위원회 보고서에서 지적된 위반사항이 오늘날에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이동과 정보 접근의 자유, 식량과 영양 상황은 더 악화된 것으로 보입니다.
커비 전 위원장은 이러한 국제사회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인권문제를 개선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이날 행사에는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과 한국의 이신화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 탈북민 박지현씨도 참석해 북한인권 개선을 호소했습니다.
살몬 특별보고관은 “유엔 등 국제기구와 각국 대사관 직원들이 대부분 떠난 북한은 현재 완전히 고립된 상태로, 북한 주민들의 인권 상황이 더욱 우려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그는 “지난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의 지도부를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할 것을 권고했다”며 “인권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참여와 더불어 책임 규명의 필요성에도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신화 대사는 “북한 정권의 핵 야망이 북한 주민들을 큰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지적하며 “매년 미사일 발사로 허공에 허비되는 수억 달러의 비용은 북한 주민들이 부담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신화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 : 김정은 정권은 지난해에만 쌀 100만 톤에 달하는 71발의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이는 북한의 연간 식량 부족량 80만 톤을 채울 수 있는 양입니다.
북한 인권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는 박지현씨는 이날 행사에서 “북한이 더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각국이 힘을 모으고 실행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주제네바 미국대표는 “인권은 미국 외교 정책의 중심에 있으며, 바이든 행정부는 특히 북한의 인권 상황을 면밀히 조사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6년 만에 처음으로 (국무부 소속 외교관인) 줄리 터너를 북한인권특사로 지명한 것도 이러한 의지를 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기자 조진우, 에디터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