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주 북한 북부 지역에 들이닥친 한파로 수돗물 공급이 끊겨 지역 주민들이 물 고생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청진시 주민들은 먼 곳의 강물을 길어 먹고 있으며 물장사도 성행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1일 “요즘 청진 시내 도로가 물통을 실은 손수레와 썰매를 끌고 다니는 사람들로 붐빈다”며 “지난주 음력설 명절 기간 들이닥친 영하 20도 이하의 강추위로 수도관이 얼어 터져 수돗물 공급이 끊겼기 때문이다”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주 수원지와 가까운 지역의 수도관이 얼어붙어 그러지 않아도 하루 몇 시간씩 제한 급수를 하던 수돗물 공급이 끊기는 바람에 청진시내 주민들이 일주일째 물을 길어 먹느라 고생하고 있다”며 “시 상수도사업소에서 땅을 파 얼어 터진 수도관을 찾아내 녹여가며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하루 이틀에 복구될만한 문제가 아니어서 물 고생은 한동안 계속될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다행이 일부 지역에 국한되지만 수돗물이 나오는 지역 공동수도에는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물을 받으러 온 주민들이 길게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며 “도중에 누가 대기 줄에 끼어들기라도 하면 말싸움이 벌어진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가까운 곳에 물이 나오는 공동수도라도 있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주민들은 멀리 수성천에 가서 물을 길어(운반해) 먹고 있다”며 “돈을 받고 물을 대신 길어다 주는 물장사도 등장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돈 있는 사람들은 돈을 주고 정산동 산중턱에서 나오는 자연 샘물을 먹는다”며 “물장사꾼이 샘물 한통(50ℓ)을 운반해주고 받는 비용은 전에는 500원이었지만 요즘엔 1000원(0.12달러)까지 오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 청진시의 또 다른 주민은 30일 “올해 강추위에 수도관이 얼어붙어 청진시내 주민들이 일주일째 물고생을 겪고 있다”며 “많은 주민들이 수성천 강물을 길어 먹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우리집도 며칠은 수돗물이 나오는 친구네 집에서 물을 길어 먹었지만 추운 날씨에 남의 집에 들락거리는 것이 미안해 강물을 길어 먹고 있다”며 “주민들은 집에 있는 물통이란 물통은 다 동원해 수성천에 가서 강물을 길어오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매년 겨울, 땅속에 매설한 수도관이 얼어 붙거나 얼어 터지면서 수돗물 공급이 끊기는 지역이 한두 곳 정도는 있었지만 올해는 이상 한파로 시내 대부분 지역의 수돗물 공급이 끊겼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도와 시의 높은 간부들이 모여 사는 포항구역 중심부는 수돗물 공급이 회복되었다고 하는데 얼어 터진 수도관을 교체해주는 것도 간부동네와 평민(서민) 동네를 차별하고 있다”며 “일반시민들이 주로 사는 수남구역은 언제까지 수성천 강물을 길어다 먹어야 할지 기약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