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건군절 맞아 공장들에 군부대 지원 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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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당국이 인민군 창건75주년(2.8)을 맞아 각 공장 기업소들에 명절 음식과 지원물자를 준비해 자기 지역에 주둔하고 있는 군부대를 방문하도록 지시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8일 “오늘 어랑군내 각 공장 기업소들이 자매 관계를 맺고 있는 인민군 군부대를 방문했다”며 “공장 간부들과 핵심 당원, 혁신자로 인민대표단을 무어(꾸려) 군부대를 방문할 데 대한 중앙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달 초 중앙으로부터 인민군 창건 75주년(주기)을 맞아 기관, 공장, 기업소들이 자매 관계를 맺고 있거나 자기 지역에 주둔하고 있는 군부대를 방문해 군인들을 고무 격려할 데 대한 지시가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우리 공장에서는 군인들에게 줄 위문품 준비를 위해 종업원들이 비누, 치약, 수건, 노트, 수첩, 원주필(볼펜) 등 세면도구와 필기도구 중에서 한두 가지씩 바치도록 했다”며 “(종업원들이 바친)그것을 모아 3개 지함(종이박스)분의 지원품을 만들었고 군인들에게 먹일 떡 10kg, 빵 5kg, 두부 20모를 공장 측이 따로 준비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오래전부터 각 기관 공장 기업소 학교들이 군부대와 자매 관계를 맺고 군을 지원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자매 관계는 ‘우리 공장 우리 초소’, ‘우리 학교 우리 초소’, ‘우리마을 우리 초소’ 등의 명칭으로 불립니다.

이전에는 군 창립일에 각 공장, 기업소, 지역에서 인민대표단을 무어 군부대를 방문하고 군부대도 군사대표단을 조직해 해당 기관이나 공장을 방문했지만 지난 1990년대 중반 경제난 이후 인민대표단만 군부대를 방문해 지원물자를 전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소식통은 “지원물자를 가지고 자매관계인 여성 구분대(연대 이하 부대로 대대 혹은 중대)를 방문한 8명의 공장 대표단은 지원물자를 넘겨준 후 병실과 식당 등 병영 내외부를 돌아보았다”며 “60여명의 군인들이 생활하는 큰 병실에 나무를 때는 작은 난로 하나밖에 없어 병실 내부가 너무 추웠는데 여성 군인들이 밤에 잠을 제대로 잘 수 있는지 모두가 걱정했다고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군부대 지휘관이 공장 간부들에게 난방용 석탄과 화목 등을 좀 도와달라는(지원해달라는)부탁을 했다”며 “후에(나중에) 군부대 방문을 통해 군인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해준 결과를 상부에 보고해야 하는 공장 간부들이 석탄을 해결해줄 마땅한 방도가 없어 속을 앓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주민 소식통은 8일 “군 창립일을 맞아 오늘 우리 기업소도 지원물자를 준비해 군부대를 방문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군대 창립 75돌을 맞아 군에서 각 기관 공장 기업소들이 방문해 도와야 할 군부대를 정해주었다”며 “각종 지원물자와 함께 명절 음식을 꼭 해갈 데 대한 지시도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지원물자 준비를 위해 우리 기업소에서는 매 종업원이 2천원씩 바쳤다”며 “그 돈으로 세면도구와 필기도구 같은 지원물자와 떡, 두부 등 명절 음식을 준비했는데 낼 돈이 없는 사람들은 다음 달 월급에서 공제하기로 하고 기업소가 먼저 돈을 댔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신문 방송에서는 인민군대가 김정은의 영도를 받는 ‘백두산 강군’이라고 자화자찬하지만 군인들이 제대로 먹지도 입지도 못하고 힘들게 군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을 누구나 잘 알고 있다”며 “그러다 보니 능력이 되는 주민들은 어떻게 하나 자기 자식을 군대에 안 보내려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어제(2.7) 김정은이 건군절 경축행사 참가를 위해 평양에 온 인민군 장령(장군)들의 숙소를 찾은 것도 2.8절을 맞아 전 사회에 원군 분위기를 고조시키려는 의도에 의한 것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