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2020년 국제인권단체인 '라 스트라다'(La Strada)는 북한 해외 노동자들을 착취한 폴란드 조선소와 거래했다는 이유로 네덜란드의 조선 회사 두 곳을 네덜란드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두 회사가 폴란드 조선소에서 일어나는 북한 노동자들에 대한 인권침해와 강제노동 상황을 알고도 그 조선소에서 선박과 부품을 구매해 사용한 것은 '인신매매를 통한 이익'으로 간주된다는 겁니다. 하지만 네덜란드 검찰은 증거가 충분치 않다는 이유로 공소를 제기하기 않았고, 단체는 지난해 12월 항소했습니다. 서혜준 기자가 이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네덜란드 법률회사 소속 바바라 반 스트라텐(Barbara van Straaten) 변호사의 말을 들어봤습니다.
기자 : 네덜란드 검찰은 이 사건에 증거가 충분치 않다는 이유로 공소를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해당 사유에 동의하십니까?

스트라텐 변호사 : 아니요, 우리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항소한 이유이기도 하고 그들이 추가 조사를 했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두 회사가) 이익을 얻었다는 충분한 증거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원고인 우리가 증명하기 매우 어렵지만, 검사는 분명히 훨씬 더 많은 자원을 활용할 수 있고 기업들이 그 정보를 제공하도록 하는 등 정보를 직접 얻을 수 있는 수단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네덜란드 검찰이 더 많은 노력을 했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 네덜란드 검찰이 증거가 충분치 않다고 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스트라텐 변호사 : (이 사건은) 선박에 대해 이야기 하는데, 그들은 그것이 매우 복잡하다고 말했습니다. 검찰은 그것이 세계 철강 시장과 그 안에서 건조되고 있는 선박의 종류를 언급하며, 기본적으로 선박의 최종 가격을 결정할 때 고려되는 요소들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그 가격에서 인건비를 분리하기가 어려워 인건비만 따로 떼어내 어떤 이익이 났는지 계산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기자 :항소 이후 사건에 진전이 있었습니까? 이번에도 같은 판결이 나면 그 다음 계획은 무엇입니까?
스트라텐 변호사 : 항소법원이 사건을 심리할 수 있는 날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만약 이번에도 같은 결정이 나온다면) 적어도 네덜란드 사법체계 내에서는 또 항소할 있는 선택권이 없으므로 그것이 최종 결론이 될 겁니다. 유럽인권재판소에 가는 것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고 그것이 최후의 수단입니다. 그러나 그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하지 않았고 지금은 항소 과정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기자 :과거에 북한 노동자 착취 및 이를 통한 불법적인 이익과 관련한 유사 사건을 맡은 적이 있으신가요?
스트라텐 변호사 :과거에 한 사건은 단체가 아닌 탈북한 북한 개인을 변호하는 일이었는데 그 사건도 안타깝게 기각됐습니다. 당시에 기각 사유는 우리가 고발한 네덜란드 기업들이 (북한 노동자들의) 끔찍한 노동 조건을 알고 있었다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거였습니다. 유럽의 중심부에서 일어난 매우 명백한 인권 침해 사례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인권 침해로 일어난 노동 착취로 만든 제품을 다루는 유럽 회사들을 논할 때, 우리 모두(유럽 국가들)에 부분적으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용기를 내 이런 행태에 맞서서 그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증언하는 사람들에게는 특히 어떤 형태로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그런 사례는 본 적이 없습니다. 그들은 보상 받지 못했고, 오히려 유일하게 일어난 일은 그들의 오래된 비자가 취소되고 그들이 다시 그들의 국가로 돌려보내졌다는 겁니다. 이건 부끄러운 일입니다.
기자 :이 사건이 과거의 사건과 차별화되는 이유가 있을까요?
스트라텐 변호사 :이 사건에서 대표적인 건 폴란드 회사와 네덜란드 회사 사이에 매우 강력한 협력이 있었다는 점입니다. 네덜란드 회사들이 실제로 직원들을 폴란드로 보내 사람들에게 선박의 건조를 감독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그들이 매우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그들은 거기서 북한 노동자들을 직접 보고 그들이 어떻게 대우받았는지를 본 겁니다. 그래서 노동자들의 사는 모습을 봤음에도 그런 사업을 지속했다는 것과 이에 대한 검찰의 판결이 꽤 충격적이었습니다. 양측 회사가 아주 긴밀히 협력했다는 점이 상당히 독특하다고 봅니다.
기자 :이 사건을 공론화한 이유가 있습니까? 항소에 대한 판결이 나오면 공개할 생각이 있나요?
스트라텐 변호사 : 애초에는 검찰에 수사할 기회를 주고 싶어서 최초 고발을 했다는 것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경우에 피의자가 자신들이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사건에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이후 이 사건은 기각됐고 우리는 검찰이 법적으로 잘못된 이유로 그렇게 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그들은 이러한 유형의 사건들이 기본적으로 네덜란드 형법 과정에 속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그래서 이번 사건은 이러한 유형의 사건들, 이런 유형의 노동 착취, 그리고 네덜란드 체제 내에서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것과 검찰이 이러한 사건들을 맡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는 사실에 관심을 끌기 위한 광범위한 캠페인(운동)의 일부입니다. 우리는 반드시 사건을 공개적으로 진행할 겁니다.
기자 : 지금까지 네덜란드 법률회사 '프라켄 올리베이라(Prakken d'Oliveira)'의 바바라 반 스트라텐 변호사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서혜준입니다.
기자 서혜준,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