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본인 납북피해자의 가족들이 워싱턴DC를 방문해 납치문제를 알리고 해결책을 촉구한 가운데, 1977년 13살 나이에 북한에 납치된 요코타 메구미의 남동생 타쿠야 씨는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총비서의 딸이라고 알려진 김주애처럼 누나도 우리 돌아가신 아버지의 딸"이라며 송환을 촉구했습니다. 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요코타 메구미씨 등 일본인 납북 피해자의 가족들이 지난 2일 워싱턴DC를 방문했습니다.
이번 방문 동안 이들은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 등 정부 관계자, 연방의회 의원들과 만나 북한 정부에 의한 납치 문제를 알리고, 즉각적인 해결을 촉구했습니다.
가족들은 납북자의 부모가 살아 있는 동안 사랑하는 사람들과 재회할 수 있다면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미국 측에 밝혔습니다.
요코타 메구미의 남동생 타쿠야씨와 1살 때 어머니가 납북됐던 코이치루 이주카씨는 이번 방미 일정 중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인터뷰했습니다.
먼저 인터뷰에서 이들은 “김정은 총비서의 결단을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렇게 된다면 북일 양국이 인도적 지원 문제도 해결할 수 있고, 밝은 미래를 그릴 수 있으니 부디 믿고 협상에 나와 달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매체에서 김 총비서의 딸 김주애가 나타나 4대 세습 전망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북한 정권에 의한 피해자로써 어떻게 느끼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이같이 답했습니다.

요코타 씨 :김정은 총비서가 자신의 딸을 사랑하는 것처럼 저희 부모님도 저도 누나를 사랑했습니다. 자신의 딸이 누군가에게 그렇게 당했다고 생각하면 그 마음을 알 텐데요. 우리는 누나를 보지 못하고 있고, 아버지는 누나를 다시 만나지 못한 체 돌아가셨습니다. 그 괴로운 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45년째 고통받고 있습니다. (김 총비서의) 딸이 컸을 때, 자신의 나라가 세계로부터 존경받고 밝은 미래가 되도록 지도자로서 또 아버지로서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합니다.
코이치루 씨 :우리는 가족들이 북한에 납치돼 분노와 미움이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 내정에 간섭할 마음은 없습니다. 그들은 핵개발을 통해 공갈을 하고 있고, 납치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북한은 오랫동안 사리에 맞지 않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미래세대를 위해서라도 현재의 생각과 자세를 고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7일 한국에서 예정된 한일정상회담에서 납북자 문제와 관련해 어떤 내용을 기대하느냐는 질문에는 “한일 양국이 긴밀히 연계해 납치문제 해결을 위해 나섰으면 좋겠다”라며 “구체적인 정보 교환을 하고, 북한을 향해 이 문제를 해결해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맺자고 강조했으면 좋겠다”고 답했습니다.
또 그러면서 “일본인 납북자 가족들은 한국에 있는 납북자 가족들과 더욱 더 연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은 2002년 평양에서 열린 북일 정상회담에서 13명의 일본인 납치 사실을 인정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습니다.
이어 북한은 납북 일본인 5명을 돌려보냈고, 요코타 메구미 등 8명은 숨졌다면서 일본인 납치 문제는 모두 해결됐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북한이 주장하는 13명보다 4명이 더 많은 17명을 납북 피해자로 규정하고 있고, 송환된 5명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에 대한 북한의 해명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해 왔습니다.
한편, 미 상원은 이번 이들의 방문을 환영하는 의미에서 지난 1일 ‘북한에 납치된 일본 시민들을 위한 정의를 추구하는 결의안’(A resolution seeking justice for the Japanese citizens abducted by North Korea)을 발의하고 북한정권에 납북된 이들의 조속한 송환을 촉구했습니다.
기자 박재우, 에디터 김소영,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