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북한 당국이 일부 지역 사법일꾼들에게 지급하던 식량 배급량을 5월 한달동안 일시적으로 줄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이에 사법일꾼들은 부족한 식량을 메우기 위해 주민 단속을 강화하면서 뇌물을 바치라고 유도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5일 “이달 들어 도 보위부에서 보위성원들의 식량배급을 본인에게만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함께 사는 아내와 아들딸 등 일가족을 제외한 채 본인용 식량만 소량 배급한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금까지 보위부를 비롯한 안전기관 등 사법일꾼들은 국가가 보장하는 배급에 의지해 살았다”면서 “가끔 밀려 받은 적은 있지만 체제보위 일선에서 싸우는 사법일꾼들과 가족 구성원의 식량은 전량 우선 배급하는 것이 원칙이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평상시 지정된 국가 배급 정량(노동자)은 700g인데 감모(운반 중에 유실 혹은 곡물수분 증발량)를 제하면 540g이 1인당 1일 정량입니다. 그걸 1달치 계산해서 배급해 주는데 입쌀 잡곡 3: 7 비율로 섞어서 준다는 설명입니다.
소식통은 “그런데 나라의 식량사정이 여의치 않은지 이달부터 도 보위부에서 본인에게만 제한해 식량을 공급했다”면서 “그것도 입쌀이 없는 잡곡(강냉이)만 지급하면서 보위부 성원들의 가족도 먹고 살기 어려운 처지가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그러자 요즘 보위원들의 단속이 눈에 띄게 늘었다”면서 “관할 분야가 아닌 데도 때와 장소가 없이 무차별 단속을 벌이며 신분을 확인하거나 짐을 뒤지며 손전화를 검열하는 등 단속으로 트집을 잡아 뇌물을 유도하고 있다”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일부 주민들은 권한을 악용해 뇌물 착복에 나선 보위원들의 횡포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면서 “저들의 부족한 식량을 해결하려고 애꿎은 주민들을 대상으로 무차별 단속에 나선 비열한 행태를 비판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주민소식통은 6일 “요즘 청진시 안전부와 보위부에서 식량배급이 일부 제한된 것으로 안다”면서 “그 때문인지 사법일꾼들에 의한 주민단속이 악착스럽게 행해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시 안전부에서 근무하는 지인이 이번 달 식량배급을 본인 것만 짝강냉이로 받았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면서 “부모님과 함께 사는데 혼자만 먹으라는 것이냐며 배급량을 제한한 당국의 처사를 비난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지역 주민들에게 다 알려진 안전원이 장사에 나설 수도 없는 노릇이 아니냐”면서 “할 수 없이 부족한 식량은 주민들에 대한 단속 강도를 높여 드러난 문제에 대하여 엄중한 법적 처벌을 내리는 방법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식구가 다섯인 안전원이 한달 식량으로 15kg 정도의 강냉이 짝쌀을 받은 게 전부”라면서 “지금도 주민들은 안전원을 오빠시(북한영화에 나오는 악질 일본 순사 이름) 혹은 땅벌(사람을 쏘는 작은 벌)로 부르는데 이 상황이 지속된다면 사법일꾼들과 주민들 간의 대립이 격화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식량 배급량은 식구 구성원에 따라 1일 정량이 다르다면서 집안에서 가장(회사원)은 700g. 학생 400g. 유치원생, 부양(주부) 300g. 아기 100g 연로보장 대상(고령자) 300g으로 정해져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북한 공장에서 한 달 일해 내화 2,500원($0.3)의 로임(월급)을 받는 일반 노동자들은 강냉이 쌀 1kg 4,000원($0.43)으로 구입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기자 김지은,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