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들에게 집단구타 당한 북 학생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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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주차된 군부대 자동차에서 휘발유를 훔치다가 잡힌 학생이 병사들에게 집단구타를 당해 사망하는 사건이 양강도 삼지연시에서 발생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합니다.

군인들이 세워놓은 자동차에서 휘발유를 훔치다가 붙잡힌 학생이 병사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해 사망한 사건이 양강도 삼지연시 통남리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학교에 바칠 돈을 마련하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휘발유를 훔치다가 변을 당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7일 “군인들이 세워놓은 자동차에서 휘발유를 훔치다가 붙잡힌 학생이 맞아 죽는 사건이 지난 4일, 삼지연시 통남리에서 발생했다”며 “4명의 학생이 함께 휘발유를 훔치다가 들켰는데 붙잡힌 한 명이 사망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폭행한 군인들은 혜산시 검산동에 주둔하고 있는 8총국(군수동원총국) 병사들”이라며 “이들은 삼지연시 포태노동자구에 있는 군부대 부업지에 식량과 부식물을 전달한 뒤 화목을 싣고 부대로 복귀하던 중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소식통은 “복귀 중에 통남리에 있는 한 술파는 가정집에 들러 술과 함께 점심을 먹는 사이에 사건이 벌어졌다”며 “붙잡힌 학생이 사망하자 병사들은 아무런 대책도 없이 자동차를 타고 현장에서 도주했다”고 전했습니다.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9일 당시 “사망한 학생과 함께 휘발유를 훔치다가 도망친 다른 학생 3명은 현재 삼지연시 포태노동자구 안전부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 학생 3명은 현장에서 도망쳤다가 나중에 체포됐다"며 “그들은 학교에 바칠 돈을 마련하기 위해 휘발유를 훔치려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새 학기를 맞으며 교육부의 검열을 앞둔 통남리 중학교에서 학교 꾸리기 사업으로 학생들로부터 뼁끼(페인트)와 니스를 거두었다”며 “뼁끼나 니스를 바치지 못한 학생들에겐 내화 4천원($0.5)씩 바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소식통은 “시골 학생들이 어디서 뼁끼와 니스를 구하겠냐?”고 반문하며 “돈도 마련할 길이 없어 군인들이 세워놓은 자동차에서 휘발유를 훔쳐 팔려고 하다가 사건이 발생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사망한 학생은 차에 타고 있던 5명의 군인들로부터 무지막지한 구타를 당했다”며 “혜산시 경무부(헌병)에서 현장 조사를 진행했지만 해당 군인들이 어떤 처벌을 받았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기자 문성휘,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