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7.27 전승절에 전쟁로병에 평양 아파트 제공

지난 2015년 평양 4·25문화회관 대회장에서 열린 제4차 전국노병대회 모습.
지난 2015년 평양 4·25문화회관 대회장에서 열린 제4차 전국노병대회 모습.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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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평양시 살림집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북한 당국이 전쟁로병용 아파트 건설을 추가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7일“요즘 각 지역에서 전쟁 로병들의 소환명단을 작성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면서“올해 전승 70주년을 맞는 7월 27일 전에 지방의 전쟁 로병들을 평양으로 소환하라는 지시가 내려졌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전체 로병 숫자는 공식 통계를 접하지 않으면 확인하기 어렵다"면서 “이달 초부터 도내의 각 시, 군, 구역(당위원회)마다 전쟁로병들의 소환명단을 작성하기 시작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총비서의 특별배려로 평양의 선물아파트에서 살게 되었어도 정작 이를 반기는 로병이 별로 없다는 게 문제”라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현재 포항구역만 놓고 봐도 전쟁로병을 다섯 손가락에 꼽기도 어려운 실정”이라면서“80대 후반에서 90대 후반의 로병들은 대부분 사망하고 살아있는 로병들도 질병이나 풍(치매)에 걸려서 거동이 불편한 상태”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게다가 국가가 로병에게 하루 600g씩 보장하기로 한 식량배급마저 지방에서는 제대로 집행되지 않자 가족의 천덕꾸러기가 되고 있다”면서“식량난이 악화되자 일부 주민들은 로병 부모를 귀찮게 여기며 분가해 살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이번에 전승절 70주년을 기념하며 당에서 로병들을 모시고 사는 자녀들도 함께 평양에 소환하도록 했다”면서“하지만 대부분의 로병들은 이 나이(고령)에 평양에 간다고 무엇이 좋겠냐며 고향에서 여생을 보내겠다는 의향을 내비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같은 날 “요즘 지방의 전쟁로병들에게 평양시 아파트를 선물한다는 소식이퍼지고 있다”면서“도당의 지시에 따라 각 지역 당위원회가 로병 명단을 작성하면서 알려지게 된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7월 27일 전승절(전쟁승리기념일) 70주년을 맞으며 전국의 전쟁로병들을 전부 평양에 소환한다는 당의 지시가 각 지역 당위원회에 이달 초부터 하달되었다”면서“현재 운신할 수 있는 로병과 함께 살고 있는 가족이 (평양) 아파트 선물을 받을 대상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평양시 살림집 건설 2단계 공사가 시작되고 로병 아파트 500세대 건설이 추가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총비서의 지시로 전승절 70주년을 맞으며 전국의 로병들을 수도 평양에 불러올려 살도록 배려한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로병 아파트 신청 노인 희망자가 500명이 넘을지 혹은 당에서 500명으로 제한해서 선발할지는 각 지방에서 예측하기 어렵다며 다만 희망한다고 갈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더 자세한 선발 규정이 있을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하지만 정작 전쟁 로병들을 소환하려고 해도 여러 불가피한 사정이 제기되고 있다”면서“죽어도 고향에서 죽겠다며 평양 소환을 거부하는 로병이 있는가 하면 대부분 노환으로 거동이 매우 불편한 상태여서 소환 명단에서 제외된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주변 사람들을 통해 확인한 결과 이 소환이 당과 김정은 총비서의 지시라고 해도 로병들은 체면이나 당성에 대한 처벌 같은 것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하지만 로병들에게 평양의 아파트를 선물하고 식량배급과 생활복지까지 보장한다는 소식을 자식들이 더 반기고 있는 분위기”라면서“일부에서는 평양에서 살게 된 절호의 기회를 서로 차지하려는 가족 간 다툼까지 벌어지는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북한 당국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평양시에 살림집 5만 가구 건설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매년 1만 가구씩 추진하고 있는데 현재 송화거리 1만 가구, 화성지구 1단계 1만 가구 주택이 각각 완공됐습니다.

올해에는 화성지구 2단계 1만 가구 건설과 함께 서포지구에 3,700가구 주택건설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에 전쟁노병용 주택 500가구 건설이 추가로 진행되면서 서포지구에서만 4,200세대가 건설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자 김지은,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