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의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이름을 태어난 아이에게 붙여주는 사례가 늘자 북한 사회안전성이 지시문을 통해 이에 제동을 걸고 나섰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주민들 속에서 한국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어린이들의 이름을 갓 태어난 아기에게 붙여주는 현상이 유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북한 사회안전성은 한국식 이름을 걸러내고 우리 식의 이름을 적극 살려 쓸 것을 지시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자강도의 한 소식통은 1일 “지난주 토요일에 있었던 간부강연회에서 ‘시대의 요구에 맞는 우리 식의 이름을 후손들에게 물려주자’라는 제목의 강연이 있었다”며 “중앙(김정은)에서 아이들의 이름과 관련해 어떤 지시가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소식통은 “또 지난주부터 아침 독보 시간을 이용해서도 위인들(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의 모범을 본받아 후세에도 부끄럽지 않게 우리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이름을 지어주어야 한다는 내용의 사상교양이 여러 차례 진행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사상교양의 내용 중에는 과거 김일성, 김정일이 지어준 이름들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다”며 “천리마거리, 락원거리, 청춘거리와 같이 김일성이 지어준 거리의 이름들, 대홍이와 홍단이, 진달래와 같이 김정일이 직접 지어준 어린이의 이름들이 언급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2일 “남조선식 이름을 걸러낼 데 대한 사회안전성의 지시문이 지난 5월 중순 각 시, 군 안전부 주민등록과, 인민위원회 사무처에 전달되었다”며 “지시문에는 다은이, 슬기, 예솔이와 같이 구체적인 이름까지도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태어난 아이들에게 한국의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이름을 붙여주는 현상이 유행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런 조치가 취해진 것 같다”며 “지정된 이름들을 사용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지시문의 내용을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당시의 지시문에는 시대의 요구에 맞게 우리 식의 이름을 적극 살려 쓸데 대한 내용도 들어 있다”며 “또 아이 이름을 다은이, 슬기와 같은 이름으로 출생신고를 하려는 부모들을 효성이, 효심이와 같은 우리식 이름으로 바꾸도록 유도하라는 내용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