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국무부가 전 세계에서 자행되고 있는 인신매매에 대한 연구 자금으로 5백만 달러를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북한 주민들 역시 인신매매의 지속적인 피해자로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인권 전문가의 지적도 나왔습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존 코튼 리치몬드 국무부 인신매매 감시 및 퇴치 담당대사는 20일 전 세계적으로 인신매매 가해자들이 피해자들의 자유를 억압하면서 막대한 수익을 내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리치몬드 대사는 이날 국무부와 미국 조지아대학이 공동으로 주최한 인신매매 행사(Prevalence Reduction Innovation Forum)에서 유엔은 매년 인신매매로 발생한 불법 수익이 1,500억 달러는 넘어서는 것으로 추정한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는 미국의 대표적 IT(정보기술) 기업인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한국의 삼성, 대표적 석유기업인 엑슨 모빌과 BP의 수익을 모두 합친 것보다도 더 큰 액수라는 겁니다.
리치몬드 대사는 또 가해자는 피해자의 자유를 최소화함으로써 불법 수익을 최대화하길 원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한 가지 검사로 모든 종류의 암을 다 발견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각기 다른 지역, 환경에서 자행되는 다양한 종류의 인신매매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연구와 방법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리치몬드 대사: 국무부는 (인신매매) 연구에 5백만 달러를 투자합니다. 이 액수는 (향후) 여타 연방 협력기관들이 동참하면서 더 증가할 것으로 희망합니다.
이와 관련해, 국무부는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수년 간, 인신매매 근절을 위해 노력한 이들은 어떤 프로젝트와 개입이 범죄를 줄이는 데 가장 효과적인지 알기 위해 고군분투 했다"며 "(인신매매에 대한) 효과적인 측정(measurement) 없이는 어떤 활동들이 효과가 있고 어떤 활동들의 초점을 다시 맞출 필요가 있는 지 알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그렉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HRNK) 사무총장은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인신매매에 대한 국무부의 예산 지원이 긍정적이지만 인신매매의 심각성과 비교하면 지원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다며, 북한 주민들에 대한 관심을 호소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신매매, 특히 여성에 대한 인신매매가 계속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예전처럼 언론의 큰 관심은 더 이상 받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는 이어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신매매는 1990년대 대기근 시절부터 시작됐으며 인신매매, 성매매, 불법 마약으로 이루어진 치명적인 조합이 가장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중국에서도 탈북자에 대한 인신매매가 성행하고 있지만, 피해자들은 1951년 유엔 난민협약에 의한 보호도 받지 못하는 비극적인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한편, 국무부는 지난해 발표한 인신매매 실태 연례보고서에서 북한을 17년 연속 '최악의 인신매매 국가'로 지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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