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18년 연속 북한 ‘최악 인신매매국’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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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국무부가 18년 연속으로 북한을 최악의 인신매매 국가 중 하나로 지정했습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국무부는 25일 발표한 '2020년 인신매매 보고서'(2020 Trafficking in Persons Report)에서 18년 연속으로 북한을 인신매매 실태가 최악인 3등급(Tier 3)으로 지정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2001년부터 의회가 제정한 '인신매매 폭력 피해자 보호법'(Trafficking Victims Protection Act, TVPA)에 따라 세계 각국의 인신매매 실태를 평가하고 각 국 정부의 인신매매 감시와 근절 노력에 따라 1~3 등급으로 평가해왔습니다.

북한이 포함된 3등급은 해당 국가가 인신매매 피해 방지나 근절을 위한 어떠한 노력도 기울이지 않고 기본적인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국가들에 주어집니다.

보고서는 "북한 정부가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최소한의 기준을 완전히 충족시키지 못하고 그렇게 하기 위한 중대한 노력을 하고 있지 않아 3등급에 머물렀다"며 올해도 최악의 국가로 지정된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정부는 인신매매를 다루기 위한 그 어떠한 노력도 보여주지 않았다"고 적시했습니다.

보고서는 이어 북한 정권이 북한 성인 및 어린이들의 집단 동원을 통한 강제 노역, 정치적 억압 체계의 일환인 정치범 수용소, 노동교화소, 해외 노동자들의 강제 노역 등에서 강제노역 양상을 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이번 보고서는 탈북이 북한 법에 따라 범죄에 해당된다며, 어린이들을 포함해 제3국으로의 망명을 목적으로 국경을 넘는 사람들이 무기징역과 강제노역, 혹은 죽음에 이를 수 있는 등 가혹한 처벌 대상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여러 국가들이 해외로 송출된 북한 노동자들에 대한 (송환) 조치를 취하지 않거나 노동허가를 재개하는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결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 실태도 거론했습니다.

특히, 러시아가 전년 대비 5배 이상 많은 관광·학생 비자를 북한 사람들에게 내준 것은 북한 노동자들이 이러한 비자를 이용하고 있다는 점을 강하게 시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 관련 통계는 올해 1분기 거의 7천 명의 북한인들이 러시아에 도착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중국 내 공장들이 북한의 기존 노동자들이나 신규 노동자들을 고용하고 있다는 여러 보고가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존 리치몬드 국무부 인신매매 감시 및 퇴치 담당대사는 이날 보고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미국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을 강조했습니다.

리치몬드 대사: 우리는 현대판 노예 근절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우리(미국)의 헌신을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표시(indication) 중 하나는 오늘 발표하는 이 보고서입니다. 20년 연속입니다.

그는 이어 인신매매에 대한 그 어떠한 변명도 있어선 안되며 각 국 정부들은 필요한 개혁을 단행하기 위한 대담한 행동을 취해야 한다는 점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