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19년 연속 북한 ‘최악 인신매매국’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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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19년 연속으로 미국 국무부가 지정한 최악의 인신매매국 명단에 올랐습니다. 코로나 19(코로나비루스) 기간 중 강제 노동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무부는 1일 발표한 '2021년 인신매매 실태보고서'에서 북한을 최하위 등급인3등급(Tier 3) 국가로 분류했습니다.

국무부는 보고서에서 "북한 정부는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최소한의 기준을 완전히 충족하지 못하고 있으며 그렇게 하기 위한 중대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어 3등급에 머물렀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현재 북한의 정치범수용소에 약 8만~12만명이 수감돼 있다며, 이들은 강제 노역에 시달리고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구타와 고문, 강간, 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북한 당국이 코로나19 상황을 악용해 정치범 수를 늘리고 북한 주민들을 강제 노동에 동원하는 역량을 확대시켰다고 강조했습니다.

마스크 미착용 등 방역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만으로 수용소로 보내 3개월간 강제 노동을 시킨 사례도 보고됐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이 지난해 증가된 정치범을 가두기 위해 수용소를 새로 건설했고, 향후 정치범 수용소 확대 계획에 대한 보고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보고서는 탈북을 시도한 북한 주민, 특히 여성들이 중국에서 겪는 인신매매 문제도 제기했습니다.

인신매매범은 탈북 여성과 소녀들에게 신체적 학대와 성적 착취를 가하고, 매춘업소나 온라인 성인 사이트, 나이트 클럽, 노래방 등에서 일하도록 강요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탈북 여성들은 합법적 신분이 없고, 중국 남성과 낳은 자녀들 때문에 탈출이 어려운 실정입니다.

중국은 탈북민을 북한으로 강제 송환하는데 지난해 코로나 19 방역으로 북한 당국이 이를 거부하면서 200여명이 여전히 중국에 구금돼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국무부 고위관리는 1일 전화 기자설명회에서 중국 정부에 의한 탈북민들의 강제 송환과 북한에 돌아간 후 겪게되는 강제 노동, 처벌 등에 대해 미국은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에 강제 송환 중단을 촉구해왔다고 말했습니다.

국무부 고위관리: 우리는 수년 동안 중국에 이 문제를 제기해왔습니다. 중국 정부에 탈북민들, 특히 취약한 상황에 있는 인신매매 피해자들을 북한으로 돌려보내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또 북한 당국의 불법활동을 위한 자금 마련을 위해 해외로 파견된 많은 북한 주민들이 위험한 곳에서 하루 평균 12~16시간 과중한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일부 북한 노동자들의 임금은 노동자들이 귀국할 때까지 지급이 보류되는 등 북한 당국에 의해 착취당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습니다.

2017 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라 유엔 회원국들은 2019년 12월까지 모든 북한 노동자를 송환하도록 했지만 중국과 러시아에서 여전히 관광 및 학생비자로 불법취업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국무부는 북한 당국에 정치적 억압의 도구로 사용되는 수용소 내 강제 노동과 강제 송환된 북한 주민에 대한 처형 및 강제 노동 등 모든 가혹한 처벌과 함께 해외 파견 노동자들의 이동 및 대화 감시제도, 이들의 임금 압류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보고서는 이밖에 국제 인권기관이 북한 국내외 노동자의 생활 및 근무 환경을 평가할 수 있도록 허용해 투명성을 높이고, 인신매매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기구 및 비정부기구(NGO)와 협력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1일 보고서 발표 기자회견에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전세계 인신매매 피해자가 2천500만 명에 달한다며, 국제사회가 이를 근절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블링컨 장관: 국가 단위 뿐 아니라 전 세계 구성원들이 어느 곳에서든 인신매매 발생을 방지하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