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북한은 ‘최악 인신매매국’...문제 해결 노력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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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국무부는 북한이 인신매매 문제 근절을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고 있지 않다며, 최악의 인신매매국으로 재지정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무부는 19일 공개한 ‘2022 인신매매 보고서’에서 북한을 최하위 등급인 3등급(Tier 3) 국가로 분류했습니다.

국무부의 조사가 시작된 2003년 이래 올해 20년째 최하 등급 국가에 오른 겁니다.

보고서는 북한 당국이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최소한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으며, 코로나 사태의 영향을 고려하더라도 인신매매 방지를 위한 노력 역시 기울이지 않아 3단계에 머물게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인신매매 방지를 위한 어떠한 노력도 보고하지 않았고, 오히려 북한 당국에 의한 억압으로 북한을 떠나 제3국에 도착한 탈북민들의 인신매매 위험이 더 높아졌다는 설명입니다.

또 북한 당국은 억압적인 정치 제도로 수용소, 노동 교화소를 운영하며, 성인 뿐 아니라 아이들까지 대규모 강제 노동에 동원하는 한편 해외 노동자를 파견해 강제 노동을 시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이렇게 해외 노동자를 파견해 벌어들인 외화가 북한의 불법 활동 자금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탈북 또는 제3국 망명을 목적으로 국경을 넘은 개인은 최소 5년의 노동교화형 대상이 되며, 심각한 경우 무기한 투옥이나 강제 노동, 재산 몰수, 사형이 선고된다고 보고서는 설명했습니다.

특히 코로나 기간 중에는 마스크 미착용이나 검역 수칙을 어겼다는 이유로 정치범 수용소에 보내 최소 3개월의 강제 노동을 시킨 사례도 보고됐습니다.

2020년 12월 북한 당국이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함에 따라 한국 등 외부에서 반입된 영상물 소지 및 유포에 대해서도 노동교화소를 통한 강제 노동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현재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는 약 8~12만명이 수감된 것으로 보이며, 이들 대부분이 기소나 유죄 판결 등 공정한 사법 절차를 받지 않은 채 수감돼 벌목이나 광업, 제조업, 농업 등에서 가혹한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국무부는 북한 당국이 중국 정부에 의해 강제 송환된 인신매매 피해자들을 보호하지 않고 오히려 처형한 사례를 언급하며, 중국에서 송환된 탈북민들이 교화소로 보내져 강제 노동이나 고문, 강제 낙태, 교도관의 성적 학대를 당하고 있다고 기술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이 법률상 성매매 또는 노동 인신매매(sex trafficking or labor trafficking)를 불법화했는지 여부가 불분명하다며, 북한에서 이와 관련해 공정한 재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국무부는 북한 당국에 해외 노동자 파견을 비롯해 수용소 내 성인과 아동의 대규모 동원 등 국가가 주도하는 강제 노동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또 외국에서 강제 송환된 북한 주민들에 대한 처형이나 강제 노동과 같은 가혹한 형벌에 대한 중단도 요구했습니다.

해외에 파견된 노동자와 관련해 이들의 이동 및 통신을 감시하고 제한하는 제도를 없애고, 이들의 임금을 압류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는 지적도 뒤따랐습니다.

국무부는 북한이 성매매와 인신매매를 범죄화함으로써 법 제도에 따라 관련 사건을 조사해 인신매매범을 기소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밖에 국제 인권 감시기관들이 북한과 해외 근로자들의 생활 및 근로 조건을 평가할 수 있도록 해 투명성을 높이는 한편 인신매매 근절을 위해 국제기구 및 비정부기구(NGO)와 협력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19일 인신매매 보고서와 관련해 인신매매는 인권 유린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블링컨 장관 :현재 전 세계에는 2천500만명에 달하는 인신매매 피해자들이 있습니다. 미국은 이에 맞서 싸울 준비가 됐습니다. 무엇보다 이는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입니다. 인신매매는 모든 사람들의 자유에 대한 권리, 원하는 대로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는 자유를 침해합니다.

한편 한국은 지난해 평가에서 한 단계 내려간 2등급(Tier 2)으로 분류됐고, 미국은 1등급, 중국은 북한과 같은 3등급에 올랐습니다.

기자 김소영,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