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색다른 물건’ 언급 지속…외부 정보유입 차단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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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지난 7월부터 매체를 통해 북한 내 코로나 확산 원인으로 지목한 '색다른 물건'을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것은 외부 정보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10일 ‘방역 형세의 안정적인 통제관리에 총력 집중’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색다른 물건’들이 계속 발견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일부 지역들에서 색다른 물건들이 계속 발견되고 있는데 맞게 주민들과 학생들 속에서 감시 및 신고체계를 보다 철저히 세우도록 요구성을 높이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였습니다.

북한이 색다른 물건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북한은 지난달 처음으로 색다른 물건을 언급한 바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1일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대내외 매체를 통해 강원도 이포리 지역을 코로나 최초 발생 지역으로 특정하고 풍선을 통해 넘어온 색다른 물건에 접촉한 북한 주민들이 최초로 발병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후 북한은 매체를 통해 지속적으로 색다른 물건에 대한 주민들의 경각심을 고취시키며 이에 대한 감시, 신고체계를 강화하도록 주문하고 있습니다.

현재 북한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신규 유열자 수, 즉 코로나 감염자로 추정되는 인원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북한의 신규 유열자 수는 지난달 29일 3명을 마지막으로 발생하지 않고 있고 완쾌자, 즉 완치자의 수도 지난 4일 5명을 이후로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지속적으로 ‘색다른 물건’을 언급하고 있는 의도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한국 내에선 북한이 코로나 방역 상황을 활용해 외부 정보의 유입을 차단하는 움직임을 강화한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0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북한 보도를 보면 색다른 물건에 대한 감시 및 신고체계란 표현이 나오는데 방역과 관련한 내용으론 보기 어렵다”며 “물건을 통한 감염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현재 북한에 대북전단을 비롯해 체제 특성상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없고 체제에 위협이 되는 외부 정보들이 들어가고 있거나 이미 유입됐다는 방증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김정은 당 총비서가 코로나 방역 상황을 외부 정보 차단의 기회로 삼고 있는 것으로 관측됩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만일 코로나 방역이라면 신고, 감시체계라는 표현은 나올 필요가 없거든요. 김정은 당 총비서의 코로나 정치, 즉 체제이완과 민심이반, 체제 동요를 막기 위한 일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향후 도발을 위한 명분을 쌓기 위해 색다른 물건을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향후 한국 측에서 공개적인 대북전단 살포와 같은 움직임을 보이면 이를 빌미로 삼기 위함이라는 겁니다.

곽길섭 국민대 교수 : 7월 초 대북전단을 북한의 코로나 발생의 진원지로 지목하지 않았습니까. 만약 또 다른 한국 측 민간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하면 그걸 핑계삼아 지난 2020년과 같은 강경국면으로 몰고 가면서 7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도 저는 있다고 봅니다.

북한이 향후 코로나의 재확산을 염두에 뒀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코로나 재확산의 책임을 한국 측에 떠넘기기 위해서라는 관측입니다.

조한범 선임연구위원은 “이미 북한이 코로나 유입의 책임을 한국 측으로 돌려놓은 상황”이라며 “향후 경우에 따라 한국이 코로나를 살포했기 때문에 코로나가 재확산됐다는 식으로 명분을 조작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전망했습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