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제39대 미국 대통령을 역임한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별세했습니다. 카터 전 대통령은 퇴임 후 북한을 3차례 찾는 등 북한 핵문제와 인권 증진을 위해 힘썼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카터 전 대통령이 고향인 조지아주 플레인스 자택에서 별세했다고 카터 재단이 29일 밝혔습니다. 향년 100세.
카터 전 대통령은 1977년부터 1981년까지 제39대 미국 대통령으로 재임하며 국내외에 다양한 업적을 남겼습니다.
퇴임 후에는 인권과 평화 문제 해결에 앞장서며 국제 사회의 중재자로서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특히 카터 전 대통령은 1994년, 2010년, 그리고 2011년에 북한을 직접 방문해 미국과 북한 간 긴장을 완화하려고 노력했습니다.
1994년에는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선언으로 촉발된 1차 북핵위기 당시 평양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과 두 차례 면담을 가졌습니다.
미국의 전직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한 것은 당시 카터 대통령이 처음이었습니다.
이 만남은 북한 핵 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마련한 계기로 평가받습니다.
당시 그는 유엔이 대북제재를 중단하면 북한이 핵개발을 동결한다는 데 합의한다는 내용의 중재안을 이끌어 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같은 해 10월 21일 북미 제네바 합의가 체결되며 북핵 위기가 완화됐습니다.
또 카터 전 대통령의 중재로 그해 7월 말 김영삼 당시 한국 대통령과 김 주석이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북정상회담이 추진됐지만, 김 주석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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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방북 당시에는 억류된 미국인 아이잘론 말리 곰즈 씨의 석방을 이끌어내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카터 전 대통령은 북한 주민의 인권 문제에도 깊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그는 2011년 방북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인권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먹을 권리를 보장하는 것인데 한국과 미국은 인도적으로 대북 식량지원을 억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퇴임 후에도 카터 센터를 설립해 빈곤 퇴치와 질병 예방, 인권 증진에 헌신했습니다.
2002년에는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며 세계 인권과 민주주의 증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