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지성호 “꽃제비 출신 국회의원으로 북 주민에 희망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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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15일 열린 21대 한국 국회의원 선거를 통해 2명의 탈북민 출신 국회의원이 탄생했습니다. 북한에서도 가장 열악한 환경에서 살았던 꽃제비 출신의 지성호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당선인은 자신이 북한의 주민들에게 희망이 됐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밝혔습니다. 지 당선인은 21대 한국 국회가 개원하면 세계 각국의 의원들과 함께 북한 인권을 개선하기 위한 '북한인권연맹'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의 목용재 기자가 지성호 당선인을 만났습니다.

목용재: 지성호 미래한국당 국회의원 당선인님 안녕하십니까. 먼저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신 점 축하드립니다.

지성호: 고맙습니다.

목용재:

5월 말부터 의정활동을 시작하시는데요.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지성호:

눈물납니다. 정말 기쁘고 책임감도 함께 느낍니다. 탈북 과정에 체포돼 국가보위성에서 고문으로 돌아가신 아버지도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저희 동네의 많은 사람들이 굶어죽은 모습도 떠올랐습니다. 또, 수백만 명의 굶어죽은 북한 주민들의 모습도 떠올랐습니다. 한국 국민들의 한표, 한표가 모여 제가 당선됐는데요.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 전합니다. 북한에서 저는 특권 계층도 아니었고 흙수저, 그러니까 꽃제비의 삶을 살았는데요. 저를 국회의원으로 만들어주신 한국 국민 여러분과 저를 아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고 자유아시아방송에도 감사합니다.

목용재:

지 당선인님의 국회 진출은 한국 내 탈북민들뿐아니라 북한 주민들한테도 큰 관심거리입니다. 아무래도 당선인님께서 꽃제비 출신이시기 때문인데요. 꽃제비 출신의 국회의원 당선, 본인이 봤을 때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지성호:

저는 제가 북한 주민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에서는 기득권 층이 아니면 생계를 유지하기가 어렵습니다. 일반 주민들은 평양에 쉽게 갈 수도 없습니다. 저는 목숨을 걸고 탈북해 정착한 한국에서 14년을 살고 있는데요. 꽃제비였음에도 한국의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고 대학교에서 공부도 했습니다. 중국 내 탈북자 구출활동도 벌였고요. 그러던 제가 국회의원이 됐는데 이런 사실은 북한의 1% 특권층이 아니라 99%의 북한 주민들이 희망을 가지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저렇게 살 수 있는 세상이 있구나”, “한국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면서 “지성호 같은 사람들이 국회의원 되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 “우리 자녀들도 신분과 토대에 의해 삶이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능력과 뜻에 따라 살 수 있는 세상에서 살게 하고 싶다”는 희망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목용재:

북한 내 꽃제비들이 지 당선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 것이라고 보십니까?

지성호:

꽃제비들은 가난하고 불쌍합니다. 하지만 학교를 가지 못해도 상당히 똑똑합니다. 저도 꽃제비 생활해 봤지않습니까? 저는 그들에게 “어떻게든 죽지 말고 살아 남아라”, “제2, 제3의 꽃제비 출신 국회의원이 되어달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들이 북한을 변화시키기 위해 공부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면 좋겠습니다. 그들이 어렵게 생활한 것은 그들의 탓이 아닙니다. 북한 체제, 시스템에 의한 겁니다. 꽃제비들이 용기를 내서 국가에 도움이 되는 사람들로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에 자유민주주의가 정책돼야만, 혹은 통일이 돼야만 가능합니다.

목용재:

21대 한국 국회에 들어가서 집중해야 할 분야는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지성호:

저는 북한인권 운동가입니다. 그래서 인권 활동을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최선을 다해 인권활동을 해야 합니다. 또한 저는 이제 대한민국 국회의원이고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 중 한명입니다. 저는 한국의 장애인, 청년 등의 삶이 더 나아질 수 있도록 여당과 협력해 법안을 만들어 낼 예정입니다. 3만 4000여 명의 한국 내 탈북민들의 정착도 돕고 이들이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일조할 예정입니다.

목용재:

현재 북한 내 주민들의 인권상황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국회의원으로서 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뭐가 있다고 보십니까?

지성호:

저는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국제의원연맹을 만들겁니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누리고 있는 국가들의 의원들과 연대해서 북한 정권의 만행을 폭로할 것입니다. 북한 주민들은 사소한 부분에서까지 인권침해를 당합니다. 북한에서는 이동을 자유롭게 할 수 없습니다. 먹고 싶은 것도 못 먹고 일한 것에 대한 정당한 댓가도 못 받습니다. 북한에선 강제적인 사상교육도 받아야하고요. 신앙도 가지지 못합니다. 북한 인권은 여러 문제점이 있습니다. 이런 문제점들을 조목조목 짚어낼 것입니다. 그리고 유엔 등 국제사회와 협력해서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노력할 예정인데요. 북한에서 가장 처참한 인권유린이 벌어지고 있는 곳은 정치범수용소입니다. 북한 당국은 사상이 다르다고 해서 사람을 짐승처럼 대하고 또 그들을 영원히 나올 수 없는 정치범수용소에 가둡니다. 그런 곳을 앞으로 끝장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북한의 함경북도 회령시 전거리교화소라는 곳의 인권 유린도 심각합니다. 탈북했다가 북송된 여성들을 수감하고 있는데요. 그곳에서 많은 인권 침해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아사자도 수없이 많이 발생하고, 병으로 죽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렇게 세상을 떠난 북한 주민의 시신를 처리하는 시설을 만들어서 화장을 하는데 그 연기가 끊이지 않는다는 얘기를 듣고 있습니다. 가슴이 미어집니다. 이런 문제점들도 함께 지적할 예정입니다.

목용재:

북한 인권과 관련해서는 어떤 법안을 구상하고 있습니까?

지성호:

북한인권 운동이 활성화되도록 해야 합니다. 이미 북한인권법이 제정된 상황이지 않습니까. 북한인권법에 따르면 통일부 산하에 북한인권재단을 둬야 하는데요. 그게 제대로 안 되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재단이 정상 출범할 수 있도록 일을 해나갈 겁니다. 그리고 ‘탈북민북송방지법’을 만들어서 폭넓게는 해상으로 탈북하는 탈북민도 한국 정부가 잘 보호, 수용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중국이 탈북민들을 북송시키는 문제도 남의 나라 문제가 아닙니다. 한국 헌법을 봤을 때 중국에 살고 있는 탈북민들도 한국 국민이고 한국이 이들을 보살펴야 합니다. 중국 내 탈북민들의 북송을 방지할수 있도록 관련 법을 마련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목용재:

21대 국회의원 선거 전에 당 내 인권센터에서 일익을 담당할거라고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향후 어떤 구상을 하고 계십니까?

지성호:

미래한국당과 함께 인권센터를 만들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인권센터 내에서 북한 인권 업무를 하려고 생각했었는데요. 그 부분을 확대해서 국제인권연맹, 그러니까 ‘북한인권연맹’을 만들 생각입니다. 한국의 국회의원들과 함께, 또 당 차원의 지지를 받으면서 국제사회와 함께 나아가려 하고 있습니다.

목용재:

지난해 한국 정부의 북한인권 정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지난해 한국 정부는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에서 빠진 바 있죠. 그리고 동해상을 통해 내려온 북한 주민도 북송시켰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시고 향후 지 당선인께서 이와 관련해 할 수 있는 역할은 뭐가 있다고 보십니까?

지성호:

지난해 한국 정부의 북한인권 정책은 참담함 그 자체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게 됐습니다. 지난해 한국 정부가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에서 빠지는 모습을 보면서 떠오른 이야기가 있습니다. “사람이 먼저다”. 한국 정부는 출범 당시 인권을 중시했는데요. 그랬던 한국 정부가 북한 주민들을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겠다는 것인지, 북한 주민들은 먼저가 아닌지라는 생각을 하게됐습니다. 한국 정부가 북한 주민들의 편이었나, 아니면 북한 정권의 편이었나. 이런 얘기를 하게 될 때가 오면 북한 주민들이 한국 정부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겁니다. 또한 지난해 있을 수 없는 일이 있었는데요. 동해상으로 2명의 북한 청년이 배를 타고 넘어왔는데 살인자라는 명목으로 한국 정부가 이들을 북한으로 송환한 사건이었습니다.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이에 대한 철저한 조사도 없었습니다. 탈북민의 신병을 확보하면 진행해야 하는 여러 절차가 있는데 이를 거치지 않고 북송한 겁니다. 그래서 생각했죠. 내가 해야 할 일이 비정부기구(NGO)에서의 역할보다는 커야겠구나. 저는 타국 땅에 있는 북한 주민들을 구출하기 위해 그들이 북송되지 않도록 막는 데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런데 한국 땅에 온 북한 주민들이 북송되는 모습을 봤습니다. 이건 말이 안 됩니다. 그래서 힘이 있어야겠다고 생각했고 국회의원이 됐습니다.

목용재:

북한 주민들의 인권뿐만 아니라 중국 내 탈북민들의 인권문제도 심각합니다. 중국 내 탈북민들의 인권 개선을 위해 어떤 방안을 구상하고 있습니까?

지성호:

아직 인터뷰로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여러가지 구상중인 것들은 있습니다. 탈북 여성들이 중국에 있고 지금도 탈북해 넘어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이 한국으로 잘 들어올 수 있도록, 또 그들이 체포되면 북송되지 않도록 하는 역할의 중심에 한국 외교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그들의 역할을 강화시키는 데 앞장 설 예정입니다. 그리고 중국에서 탈북 여성들이 출산한 아이들과 관련된 문제도 최근 부각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에 온 상당수 탈북민 여성들의 경우 중국에 있는 자식들이 보고 싶어서 그 아이들을 데려 올 방안 찾으려 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최선을 다 할 겁니다. 다만 이와 관련된 방안을 찾으려면 한국 국민들의 공감대 형성도 절실합니다. 한국의 헌법상 대한민국 국민인 탈북 여성들을 한국이 챙기지 못해서 그들이 인신매매를 당하는 것은 말이 안 되지 않습니까. 한국 국민들이 함께 해주십시오. 중국이 탈북 여성들을 함부로 할 수 없도록 힘쓸 예정입니다.

목용재:

북한에는 다수의 한국인들이 여전히 억류돼 있습니다. 당선인께서 이들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지성호:

제 임기 내에 이들을 대한민국으로 모셔오고 싶습니다. 북한 인권과 관련해 여러 사안들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이 북한에 억류돼 있는 한국 국민의 송환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북한에 억류돼 있는 김정욱 선교사의 친형을 자주 만나뵙고 있습니다. 저는 그분께 약속드리고 최선을 다 할 것이란 말씀을 드리곤 합니다. 북한에 억류돼 있는 한국인들의 문제는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됩니다. 국민의 안전에 관련된 문제이고 주권 국가로서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기도 합니다. 억류돼 있는 분들이 하루속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한국 외교부와 통일부, 청와대와 제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목용재:

21대 국회에는 탈북민 출신인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도 입성했습니다. 향후 태 전 공사와 역할 구분이나 협력 방안 생각해 놓은 부분 있습니까?

지성호:

국회에 들어가면 협력할 겁니다. 21대 국회의원 선거 전에 태 전 공사 선거 사무실을 방문해 이야기를 나눈 바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의 인권, 북한 주민들과 관련된 일은 제가 해 나갈 것이고 북한의 고위층이나 특권계층 등을 변화시키는 일에는 태 전 공사가 전담할 것으로 얘기가 됐습니다.

목용재:

마지막으로 청취자 분들께 한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지성호:

북한 주민 여러분, 정말 사랑하고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꽃제비였던 제가, 열차 사고로 팔다리까지 잃은 장애인인 제가 한국에 와서 국회의원이 됐습니다. 이런 세상을 북한에도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당신들의 자녀가 살 세상은 지금의 북한보다 나은 세상이 돼야 합니다. 그렇게 되려면 북한에 자유와 민주주의가 있어야 합니다. 지성호가 국회의원이 된 것은 현실입니다. 우리가 살아갈 미래를 위해 한국과 같은 나라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힘 내시길 바랍니다. 꼭 살아서 좋은 세상도 보고 쌀밥에 고깃국도 함께 먹고 싶습니다.

목용재:

앞으로 21대 국회 의정 활동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