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 자유 없는 북한의 한국 문화∙예술 비난은 '넌센스'

북한 매체가 "한국의 문화예술 작품들은 미국기업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했다"고 비난한 드라마 '오징어 게임'
북한 매체가 "한국의 문화예술 작품들은 미국기업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했다"고 비난한 드라마 '오징어 게임'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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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한국의 문화∙예술에 대한 북한의 비난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북한에는 표현의 자유가 아예 없고 선전선동을 위한 세뇌용 문화와 예술만이 존재한다는 지적입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북한의 대외선전매체인 '메아리'는 1일, 한국 정부가 각종 정책에 한국을 의미하는 영문단어 '코리아(Korea)'의 앞글자인 'K'를 붙여 홍보하는 것을 비난하는 글을 실었습니다.

괴이한 신조어를 만들고, 사회의 부패상을 터놓을 정의감 없이 명예를 높이고 싶은 헛된 욕망만 가득한 한국의 정치권과 언론이 경망스러울 지경이라고도 주장했습니다.

그런가하면, 지난 달 31일에는 같은 매체에서, 한국의 문화예술 작품들은 미국기업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했다고 비난했습니다.

세계적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오징어게임이 큰 인기를 끌면서 벌어들인 돈이 결국 미국 영상매체인 '넷플릭스' 측에 경제적 부를 가져다 줬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전세계에 한국의 문화를 널리 알리게 된 순기능보다는 역기능만을 놓고 비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지적입니다.

무엇보다 체제 유지를 위해 문화 예술을 통해 주민들을 세뇌시키고 있는 북한 당국이 한국을 비난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반응입니다.

영국에 정착한 탈북 북한인권운동가 박지현 씨는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문화예술의 목적은 정치 선전, 선동"이라며 "질적인 면을 봐도 외국의 영화나 한국 드라마 하고는 비교할 수도 없이 형편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박지현: 북한 안에만 있었을 때에는 북한의 영화나 드라마가 최고인 것처럼 보였지만, 지금은 USB 들어가고, SD 카드 들어가서 한국의 영화나 드라마 보고, 또 외국의 영화를 봤을 때 북한의 영화는 영화도 아님을 이젠 사람들이 다 느꼈기 때문에..

미국의 북한전문가인 마크 배리 국제세계평화학술지 부편집장은 이날 전자우편으로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한국이 전 세계의 문화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는 점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것"이라며 "하지만 공산주의와 사회주의의 우월성을 강조해야 하는 북한 당국의 입장에서는 한국의 문화가 자본주의의 탐욕을 부추긴다고 비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만수대 미술 전시관을 직접 방문했을 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그림, 특히 풍경화를 보았고 북한 음악은 기술적으로 최고 수준"이었다면서 "하지만 북한의 예술은 개인의 감정이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없다"며 안타까워 했습니다.

기자 홍알벗,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