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딸 김주애가 두 달여만에 공개석상에 등장했는데, 어른스러운 복장을 하고 나타났습니다. 어머니 리설주처럼 북한 의상의 변화를 가져올 거란 분석이 나옵니다. 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15일 조선중앙통신의 보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14일 북한 평양의 북쪽에 새로 생긴 ‘전위거리’ 준공식에 참석했습니다.
이날엔 김 총비서의 딸 주애도 참석했는데, 지난 3월 강동종합온실 조업식에 참석한 뒤 두 달만입니다.
당시 북한 관영매체가 향도의 위대한 분들이란 표현을 한 뒤 이번에는 ‘사랑하는 자제분’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김주애의 옷차림이 눈에 띄었는데, 팔 부분이 비치는‘시스루’ 복장을 입는 등 성숙해진 모습입니다.
북한에선 잘 찾아볼 수 없고, 한국과 서방국가에선 성인여성이 주로 입는 복장입니다.
북한에선 복장 규율이 엄격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소년단의 상징인 셔츠에 붉은 넥타이를 매고 붉은색 치마를 입는 게 김주애 또래의 보통 복장입니다.
초급중학교의 교복 도안 ./ 노동신문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은 15일 RFA와 통화에서 “북한 당국이 꾸민 모습이라기보단 백두혈통으로서 자유롭게 의상을 선택해서 입는 모습”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정 센터장 : 리설주라든가 김주애는 기존의 구속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입니다. 바로 이제 그런 것들이 북한 주민들 여성들한테 충격을 주면서 북한에서 의상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그렇게 볼 수가 있습니다.
김주애는 2022년 11월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장에서 처음 등장했는데, 당시 흰색 패딩을 입고 수수한 모습으로 등장했습니다.
이후 수수한 모습에서 어머니 리설주가 연상되는 성숙한 모습을 하고 나타났는데, 몇 차례 프랑스 명품 브랜드 ‘크리스찬 디올’의 ‘키즈 후드 다운 재킷’을 착용하기도 했습니다.
로렌 로트먼(Lauren A. Rothman) 스타일리스트는 지난 2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김주애의 옷차림을 레거시 패션이라고 칭했습니다.
레거시는 영어로 유산을 뜻하는데, 권력승계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로트먼 씨 : 저는 이 사진들을 통해 그녀가 발산하는 '조용한 힘'을 느꼈습니다. 특히 흰색 패딩(동복)을 입은 소녀가 어두운색의 재킷이나 코트를 입은 모습으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이를 '레거시 패션'으로 부를 수 있는 면모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녀가 패션을 통해 자신의 권력을 어떻게 드러내고 있는지도 볼 수 있습니다.
이번 등장을 두고 청년세대 주도로 지어진 거리에서 김주애를 미래세대와 연결시키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정 센터장은 “김정은의 딸 김주애를 미래 세대의 상징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것은 미래의 후계자로 준비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김주애의 공개활동 올해 총 6차례 중 3차례가 민생분야로 늘어났는데 군사분야 위주에서 이제 활동 반경이 넓어지고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