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중국 여행 도중 실종된 미국 대학생이 북한 공작원에 납치돼 북송됐을 가능성에 대해 미국 정부가 조사토록 규정한 결의안이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를 통과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가 7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미국인 대학생 데이비드 스네든 실종에 대한 우려를 담은 결의안 (S.RES.92)을 구두표결을 통해 만장일치로 채택했습니다.
지난 해 3월 발의된 뒤 1년 가까이 상임위 상정이 이뤄지지 않았던 결의안에 대한 처리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지적입니다.
마이크 리 (공화∙유타) 상원의원이 대표 발의한 결의안은 특히 스네든이 북한 공작원에 납치돼 북송됐을 가능성에 대해 국무부와 정보당국에 조사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리 상원의원 외에도 마르코 루비오(공화∙플로리다), 코리 가드너(공화∙콜로라도) 상원의원 등 8명이 결의안 공동 발의에 참여했습니다.
상원 외교위의 이 날 결의안 통과는 최근 들어 백악관을 중심으로 북한 인권 문제를 집중 제기하고 있는 분위기와 맞물려 주목됩니다.
북한 인권 문제는 지난 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첫 국정연설 때 탈북자 지성호 씨를 직접 소개하고 탈북자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하는 등 주요 의제로 급부상했습니다.
또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북한에 억류됐다 의식불명 상태로 귀국한 뒤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친과 함께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스네든은 브링검 영 대학에 재학중이던 2004년 8월 중국 윈난성을 여행하다 실종돼 아직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결의안은 스네든이 한국어에 능통하고 중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며 그의 외국어 능력 때문에 북한 공작원의 좋은 납치 대상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과거 해외에 파견될 공작원 등에게 외국어를 가르칠 목적으로 외국인을 납치한 전력이 있어 스네든을 납치해 북송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결의안은 많은 탈북자들이 동남아로 가기 위해 경유하는 윈난성에 많은 북한 공작원들이 파견돼 활동중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따라서 국무부와 정보기관이 중국, 한국 등 주변국과 연계해 스네든의 행방을 수소문하도록 명시했습니다.
리 상원의원은 스네든 실종이 북한의 외국인 납치 사례와 유사하다고 밝혔습니다.
마이크 리 : 스네든의 실종은 1970년대 이후 동아시아에서 북한이 자행한 외국인 납치 사례와 잘 들어맞습니다.
앞서 미 하원은 2016년 9월 비슷한 내용의 결의안 (H. Res. 891)을 채택했고 상원 역시 그 해 12월 외교위원회에서 결의안을 채택했지만 본회의 상정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