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연구기관 “북, 인권상황 열악해 투자유치 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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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외국 기업이 북한에 투자하기에는 북한 내 인권상황이 너무나 열악하다는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영국의 위기분석 연구업체인 베리스크 메이플크로프트(Verisk Maplecroft) 사가 20일, 기업의 해외투자 환경 중 인권상황을 분석한 ‘2021 인권전망(Human Rights Outlook 2021)’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보고서는, 전 세계에서 인구가 1백만명 이상되는 도시 575곳을 골라 사회적 위험 환경을 평가한 결과 인권 침해로 인한 투자 위험도가 가장 높은 도시 범주 안에 북한의 수도 평양이 포함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시민 및 정치적 권리와 노동권, 그리고 빈곤 등 3가지 기준에 맞춘 ‘도시별 사회적 위기지수(Cities at Risk Social Index)’를 사용해 각 도시를 평가했는데 여기에는 주민들의 시위할 권리, 아동 노동, 현대 노예제, 건강 및 안전과 같은 인권 문제가 포함돼 있습니다.

북한의 수도 평양은 특히, ‘정부나 지도부에 반발할 경우 억압과 폭력에 직면할 수 있는 도시’로 중국의 수도 베이징과 우루무치 등과 함께 인권 상황이 가장 열악한 ‘극심한(extreme)’ 도시로 분류됐습니다.

인권 상황이 열악한 정도를 낮음, 보통, 높음, 극심 등 4등급으로 나누는데 그중 평양은 상황이 최악이라는 의미입니다.

무엇보다 시민권 및 정치적 권리 환경은 현지인 뿐만 아니라 파견 외국인 직원에게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며 자의적 체포와 같은 극단적인 조치와 함께 사생활 침해는 물론 언론 및 표현의 자유 축소로 인한 해당국 거주자의 권리가 광범위하게 위협 받을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와 함께, 평양은 또 ‘노동자 착취’ 부문에서도 다른 모든 나라들을 제치고 노동자 인권침해가 가장 ‘극심한’ 도시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와 관련해, 인권 환경은 기업이 시민이나 근로자에 ​​대한 학대 등 인권 문제에 휘말릴 경우 기업의 이익에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는 설명입니다.

미국의 비영리인권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전화통화에서 “기업들은 사회적 책임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북한의 현실은 그러한 기업들의 이념을 충족시키기에는 한참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 북한을 보십시요. 투명성 전혀 없고, 인권유린이 너무나 심각하고, 아동노동을 이용하고 정치범관리소, 교화소 등 구금시설에 수감돼 있는 사람들은 노예 노동을 하는 것이죠. 이것은 세계적으로 가장 열악한 환경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외국 회사들이 이런 나라(북한)에 절대로 투자할 수 없습니다.

한편, 지난 달 발표된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노동기구(ILO)의 ‘업무 관련 질병 및 부상에 대한 추정치 공동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에서 장시간 노동으로 지난 2016년 한 해 약 7천5백명이 심장마비, 뇌졸증 등 뇌·심혈관계 질환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 인권특사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을 탈출해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의 증언들을 토대로 볼 때 북한의 노동 인권 상황은 전 세계 다른 국가들보다 매우 끔찍하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기자 홍알벗, 에디터 양성원,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