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 한국 제1야당 '국민의힘' 소속 태영호 의원은 23일 미국 의회 관계자들과 만나 대북정책을 논의했습니다.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 공사 출신인 태 의원은 북한 핵문제 뿐 아니라 인권문제도 논의했다며 특히 중국은 중국 내 탈북민들의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서혜준 기자가 태 의원을 만나 그의 견해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기자 :오전에 미 의회 의원들을 만났다고 하셨는데 누구와 어떤 의견을 나누셨나요?
태 의원 :오늘(23일) 연방 하원에서는 한국계 영김 의원을 만났고 상원에서는 댄 설리반(알래스카) 의원과 밋 롬니 의원을 만났습니다. 영김 의원은 이번 하원선거에서 한국계 의원 4명이 하원에 진출한 것은 그만큼 미국 정치에서 한국계의 목소리가 커지는 증거라면서 앞으로 한국계 의원들이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데 앞장설 것이고 한미 의원들간 의회 교류를 더 활성화하자는 말을 했습니다. 상원의원들과는 기본적으로 안보현안과 국제현안을 논의했습니다. 의원들에 따르면 현재 국제적으로 미국의 가장 큰 위협은 중국입니다. 중국의 위협이 증가하는 데 대해 어떻게 미국이 대처해야 될 것인지, 그리고 한국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며 한미동맹이 앞으로 어떤 방향을 나아가야할지에 대해 의견을 나눴습니다.
기자 :미국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어떤 논의를 하셨나요?
태 의원 :저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포괄적으로 질문을 던졌습니다. 현재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과의 관계에서 핵문제 해결을 위해 외교와 협상에 방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인권 문제가 차지하는 비중을 거론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인권 관련 가치관을 정책의 최상위에 두겠다고 공약했지만 아직까지 (국무부) 북한인권대사는 공석입니다. 저는 이런 상황이 북한과의 핵문제 논의를 위한 톱다운(top-down) 방식의 정상회담을 중요시해 정무적으로 임명하지 않는 것인지 물었습니다. 영김 의원 같은 경우에는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에게 수차례 이 문제를 제기했는데 인권 문제를 우선시 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방향에는 변화가 없다고 블링컨 장관이 답변했다고 전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인권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는지 아니면 북한과의 협상과 대화에 중점을 두면서 북한 인권 문제를 핵문제에 비해 덜 중요하게 여기는지 이런 정책적 흐름을 좀 더 지켜봐야 겠습니다.
기자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도 결국 오바마 행정부가 펼쳤던 '전략적 인내' 와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봐야 할까요?
태 의원 :아주 중요한 질문입니다. 오바마 행정부 때는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 정책을 펼쳤기 때문에 북한과 협상 및 대화, 즉 교류에 중점을 두지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의 핵 문제를 포함해 인권 문제도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며 '투트랙(two-track)' 전략을 펼쳤고 당시 북한인권대사로 로버트 킹 대사를 임명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집권 전, 2018년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을 '실패작'이라고 말했는데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싱가포르 합의를 토대로 대북정책을 펼치겠다고 말했습니다. 싱가포르 합의를 토대로 한다면 북한 인권 문제는 우선 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기자 :오는 24일이 '북한 난민 구하기 날'입니다. 북한 인권문제 가운데 특히 중국에 억류된 탈북자들 문제에 대해 어떻게 보시나요?
태 의원 :저는 중국에 억류돼 있는 탈북민들에 대해 정책적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북한의 수많은 탈북민들이 중국에 숨어 살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에서는 이런 현실적인 문제를 인정하고, 한국 혹은 다른 나라로 이주해서 살고 싶어 하는 탈북민들은 합당한 대우를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중국 당국이 탈북민들이 가진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입니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책임을 가지고 그에 맞는 역할과 모습을 국제사회 앞에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어제 (22일) 워싱턴 동포 정책간담회에서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 성공 이야기를 북한에 더 알리고 싶다고 하셨는데, 미국에 거주하는 탈북민들에게는 어떤 말씀을 전하고 싶은가요?
태 의원 :이민 1세는 어디서든 정착하기 힘듭니다. 우리가 한국 영화 '미나리'에서도 봤지만 미나리처럼 악착같이 땅에 뿌리 내리고 살아야 하거든요. 그래서 미국에 살고 있는 탈북민들도 지금은 힘들지만 미나리처럼 악착같이 이 미국 땅에 뿌리 내리고 살면 그들의 2세, 3세는 한반도 통일도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저는 한반도 통일이 20년 안에는 실현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통일의 그날까지 여기서 열심히 정착해서 남북이 통일되는 그날 다시 북한에 가서 당당히 친척들과 친구들에게 (그들의 성공담을) 얘기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앵커 :지금까지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 '국민의힘' 소속 태영호 의원의 이야기를 서혜준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서혜준, 에디터 양성원, 웹팀 최병석